북 노동자, 매달 10달러 내고 결근 후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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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경제개혁을 하라고 지방 산업공장들을 내리먹이고 있지만, 전력과 원자재가 부족해 대부분 가동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군수공장 노동자 월급은 100배 이상 올랐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야심차게 시작한 경제개혁이 군수공장과 평양의 일부 단위에만 국한된 채 절름발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된 남포시의 한 행정직 공무원은 "지방 산업공장들과 시급 기업소들은 전기와 자재가 없어 노동자들을 8.3 생산에 동원시키고 있다"면서 "노동자 가족들은 한 달에 10달러 정도 공장에 바치고 장사에 몰두하고 있다"고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그는 "경제개혁 조치 이후에 노임이 100배로 올라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공무원 노임은 기존과 똑같고, 지방 산업공장 노동자들은 오히려 돈을 바쳐야 하는 형편"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인민위원회에 소속된 공무원 노임은 월 4천원 수준으로, "월급을 올려야 할 대상자 가운데 맨 마지막 순서"라고 말했습니다.

세금을 통해 국가예산을 마련하는 중국이나 외국과 달리 세금제도를 완전 폐지한 북한에서는 국고에 돈이 없어 공무원 월급과 혜택은 최악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공무원들은 월급만 가지고 도저히 살 수 없어 뇌물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며, 북한공무원들이 부패를 조장하는 장본인이 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또 도시 노동자의 경우, 8.3생산을 한다는 명목으로 한 달에 미화 10달러를 공장 측에 바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식통은 "공장에서는 그 돈으로 공장 유지관리를 하고, 간부들의 생활비로 충당하고 있다"며 결국 간부들은 노동자들이 번 돈으로 생활하는 형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빈곤한 노동자들에 대한 국가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2012년부터 독립채산제를 실시해 기업소 자체로 노동자들에게 월급과 배급을 주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국이 각 산하 공장들에 독립채산제를 하라고 요구만 했지, 실질적인 대책을 취하지 않아 오히려 노동자들이 공장 간부들을 먹여 살리는 형국이 됐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군수공장 노동자의 임금은 약 100배가량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 국경지방 인근에 거주하는 한 소식통은 "현재 26호(강계뜨락또르공장), 76호 공장을 비롯해 미사일과 포탄을 만드는 군수공장에서는 노동자들이 30만~40만원 가량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물가도 함께 오르기 때문에 아무리 월급이 올라가도 노임 인상의 의미가 별로 없다면서 "온 가족이 군수공장 다니는 사람들은 괜찮게 생활하지만, 가족 중에 한 사람만 군수공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겨우 밥을 먹고 사는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