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파견 북 관리자 차량은 ‘고급 일제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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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 극동 하바로프스크 시내 북한 음식점 관리인이 고급 일제 차량을 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시내에 위치한 ‘평양 릉라도 식당’을 관리하는 북한 간부가 현지에서 이용하는 차량은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 생산업체 도요타(Toyota)의 ‘랜드크루저(LAND CRUISER)’인 것으로 최근 알려졌습니다.

얼마 전 하바로프스크 시내 유일한 북한 식당인 ‘평양 릉라도 식당’에 갔던 한국 소식통은 식당 주변에서 목격한 관리자의 차량이 일제 도요타 사의 대형 SUV, 즉 스포츠형 다목적 차량 ‘랜드크루저’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미국에서 2016년 ‘랜드크루저’ 기본형의 소비자권장가격(MSRP)은 8만3천 달러가 넘고 5년 정도 된 중고 ‘랜드크루저’의 가격도 대부분 5만 달러에 달합니다.

사륜구동의 이 차량은 5.7리터 용량의 8기통 엔진을 장착해 최대 380마력을 자랑하며 성인 8명이 편안하게 탈 수 있는 대형 SUV 차량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연구원이 최근 펴낸 러시아 연해주 파견 북한 노동자 관련 보고서에서도 이 ‘랜드크루저’ 차량이 언급됐습니다.

북한 건설회사 대표나 관리인들이 러시아 연해주 현지에서 흔히 타고 다니는 차량이 바로 이 ‘랜드크루저’라는 지적입니다.

이 보고서는 현지 북한 건설회사의 대표나 관리인 등은 일반 북한 노동자들로부터 받는 뇌물과 사적 작업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입 등을 합쳐 연간 5만 달러에서 1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린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올해 5월 러시아 연해주 지역을 방문해 만나 본 북한 건설 노동자 김 씨는 자신이 소속된 북한 건설회사 사장의 임금 착복과 개인적 축재가 도를 넘었다며 분개하기도 했습니다.

김 씨:북한 정부에서 해외 인력 수출을 많이 하는데 노동자 생활 보장은 전혀 없고 일부 해외에 나가 있는 회사 책임자들이, 회사 두령들만 돈 떼먹기 좋고, 숱한 돈을 약취한다, 국가에 들어갈 돈을 절반 쯤 떼먹는다고 하십쇼.

당시 김 씨는 북한 회사 사장들이 러시아에 새로 부임하면 임기 3년 동안 최대 100만 달러를 축재하는 것을 목표로 정한다면서 이런 상황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 산하 통일연구원이 지난 2일 발간한 ‘연해주 지역 북한 노동자의 실태와 인권’ 이란 제목의 보고서는 공동 저자인 일본 와세다대 이애리아 교수와 한국 한양대 이창호 교수가 2014년 현지를 수차례 직접 방문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