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높게 받는 이른바, 사채업이 성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통 돌아가는 추세가 연리 60%라고 하는데요.가히 살인적인 금리입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돈을 꾸어주고 이자를 높게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자유아시아방송 취재 결과 나타났습니다.
중국에 잠시 체류 중인 남포시 거주의 한 화교는 "북한에도 돈이 돈을 낳는 구조가 형성됐다"면서 "보통 만 달러를 빌리면 매달 이자로 500달러를 갚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남포시에 있는 류 씨 성의 한 돈주는 미화 1만 달러를 빌려줄 경우, 매달 500달러를 이자로 받는데, 보통 1년 기간으로 꾸어주고 있습니다.
매달 500달러의 이자는 월리 5%로, 1년이면 6천 달러, 즉 연리 60%가 되는 셈입니다.
이 화교는 "이렇게 매달 이자 5%는 북한에서 누구나 통하는 가격"이라며,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디 가도 돈 빌릴 곳이 없다"고 단정 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조선중앙은행에서 돈을 빌릴 경우, 연리 약 5%를 적용하고 있지만, 은행에 돈이 없어 금전이 급한 사람들이 사채 시장 문을 두드린다는 겁니다.
그는 "북한 주민들도 한국 드라마를 하도 많이 봐서 이제는 '사채'라는 말도 낯설지 않다"며, "드라마에서 나오는 사채업자들처럼 돈이 좀 있는 사람들도 힘센 사람들을 내세워 돈놀이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이 겉은 멀쩡한 사회주의지만, 내부에는 시장원리가 정착되어 '돈이 돈을 낳는' 사채 시장이 형성됐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북한도 경기가 썩 좋지 않아 사채를 쓴 사람들이 이자를 갚는 것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최근 연락이 북한의 한 무역업자도 "아무리 장사가 잘되는 버스사업도 매달 350~400달러 밖에 벌지 못하는 데, 이자 500달러를 갚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북한에서 45인 승 대형버스는 현재 1만 5천 달러 수준으로, 이 장거리 버스를 만가동해도 한 달 이자 낼 돈도 벌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고리대로 돈을 빌리는 주민들은 이자 빚을 갚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장사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사채가 위험부담이 있기 때문에 사채돈을 빌리는 사람들은 보통 장기간 빌리지 않고 단기 투자해 수익을 낼 수 있는 투기업종에 투자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 고리대금업자들은 2000년초에 도입됐던 '7.1경제관리조치' 시기에 생긴 자본축적 기회를 이용해 돈을 모은 사람들로 알려집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