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올해 신년사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축산업 발전을 강조했지만 정작 북한의 축산업은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에 비해 목장에서 키우는 가축의 숫자는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초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집짐승 마리 수를 늘이고 들판에 풀 먹는 집짐승 떼가 구름처럼 흐르게 해야 한다”며 축산업을 발전시킬 데 대해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축산사업은 눈에 띨만한 발전을 보이지 못하고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식량난은 어지간히 해소됐지만 집짐승 마리 수는 오히려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렇게 집짐승 마리 수가 줄어든 원인에 대해 소식통들은 사료부족과 북한의 낙후된 가축 방역체계를 꼽았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최근 “가축의 마리수를 빨리 늘이라는 지시가 축산부문에 또 내렸다”며 “현지 주민들은 ‘집짐승이 어디 기계에서 마구 뽑아낼 수 있는 물건이냐’며 중앙의 지시에 반발하고 있다”고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은 풀 먹는 집짐승을 비롯한 가축들의 관리를 위해 각 농촌경리위원회들에 축산과를 두고 있었는데 몇 해 전부터는 풀판조성을 위해 각 도 인민위원회들에도 축산과를 따로 내왔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양강도 축산의 원종장인 혜산시 ‘운총 종축장’만 해도 지난해 종자용 돼지의 마리수를 기존보다 3백 마리나 더 늘였는데 겨울철 사료를 보장하지 못해 절반 이상이 굶어 죽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사료부족사태를 대비해 개체수를 의도적으로 줄여야 했으나 축산업을 발전시킨다는 구실아래 중앙에서 마리수를 함부로 줄이지 못하도록 규정해 오히려 살릴 수 있었던 종자용 돼지들마저 다 굶어 죽게 만들었다고 소식통은 비난했습니다.
한편 최근 국경지역 방문에 나선 평양시의 한 축산부문 관계자는 “올해 1월과 2월 사이에 평양시 만경대 구역에서 가축 ‘구제역’이 발생했다”며 “‘세포등판’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으나 중앙에서 일체 비밀에 붙이도록 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만경대 구역에는 북한에서 가장 현대화된 돼지목장이 4개나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특히 ‘세포등판’의 돼지목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사실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업적에 오점이 될 것을 우려해 외부에 발설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