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북한과 루블 결제 현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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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 달 양국 간 무역에서 러시아 루블화 결제를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으며 관련 은행 계좌도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북한은 러시아에 농업 분야 협력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요청했고 러시아는 현재 이를 검토중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양국 간 무역 등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조치를 시행중이라고 러시아 극동개발부(공식 홈페이지)가 2일 밝혔습니다.

극동개발부는 알렉산드르 갈루쉬카 장관이 전날 모스크바에서 리수용 북한 외무상과 만나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을 중점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양국이 2020년까지 교역량을 10억 달러(10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핵심 조치인 루블화 결제 이행을 위한 준비가 마무리됐다고 밝혔습니다.

양국 간 합의서 서명에 이어 지난 9월9일 북러 간 무역에서 러시아 루블화를 사용하기 위한 북한 무역 관련 은행의 결제 계좌가 러시아 지역개발은행에 개설됐다는 겁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도 이날 갈루쉬카 장관을 인용해 북러 간 교역에서 루블화를 통한 대금 결제가 현재 가능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갈루쉬카 장관이 지난 6월 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북러 통상협력위원회 회의 뒤 곧 루블화 결제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힌지 3개월 만입니다.

앞서 지난 8월 초 김영재 당시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는 양국 은행 간 기술적 문제 탓에 루블화 결제가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한국정책금융공사 김영희 북한경제팀장은 당시 북한이 무역 대금 결제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는 데 상당히 애를 먹고 있는 듯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영희 박사 : 북한에서는 지금까지 루블화 결제는 없었습니다. (루블화로) 대외결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 환경 자체가 아직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만 갈루쉬카 장관이 루블화 결제가 가능하다고만 밝혀 양국 간 무역 거래에서 루블화가 결제통화로 실제 사용되고 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갈루쉬카 장관은 또 북한에 농업 분야 협력을 위한 자금 지원을 고려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극동지역에서 러시아와 작물재배 등 농업 협력사업에 나서길 희망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다만 북한이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밝히지 않은 상태라고 밝혀 자금지원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러시아는 오는 20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갈루쉬카 장관을 단장으로 한 민관 합동 대표단을 북한에 보내 개성공단과 청진공단 등을 둘러보고 러시아 기업의 투자 가능성을 타진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