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각 지방 소재의 김일성, 김정일 사적물들을 지방예산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적물 관리에 드는 비용을 줄이겠다는 의도인데 지방의 재정난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당국이 7차당대회 이후 각 지방의 사적물관리 비용을 종합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적물관리를 지방당국이 책임지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지방 간부들은 당혹감과 함께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10월 2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중앙에서 7차당대회에 참가했던 도당 책임비서들과 선전비서들을 따로 불러 해당 지역에 있는 김일성, 김정일 동상과 혁명사적지, 사적물 보존관리를 지방의 예산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토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동상과 사적지, 사적물 관련 논의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관할하고 있는 노동당 중앙위 선전선동부가 조직했다며 중앙에서 사적물 관리를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재정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소식통은 진단했습니다.
사적물 관리비용을 지방이 떠안는 문제에 대해 회의에 참석한 누구도 입을 열지 못하자 하는 수 없이 내각 총리가 나서 지방별로 더 토의를 거친 후 빠른 시일 안에 대안을 내놓자고 제안해 겨우 회의를 마무리 지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10월 30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전국적으로 사적지와 사적물, 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제일 많이 가지고 있는 지역은 양강도”라며 “그런데 전국적으로 제일 돈이 없고 가난한 지방 역시 양강도”라고 안타까운 현실을 토로했습니다.
양강도는 도 소재지인 혜산시는 물론 김형직군과 김형권군, 김정숙군과 백암군, 보천군과 삼지연군을 비롯해 대부분의 군 소재지와 지어 리 소재지들까지도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동상과 사적관, 사적물들이 많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내년부터 전국에 있는 동상과 사적지, 사적물들은 해당 도, 시, 군에서 관리비용까지 책임진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감자고장이어서 ‘사람 못살 동네’로 불리는 양강도의 인민들은 더 심각한 생활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김일성, 김정일 동상과 사적물 관리비용을 앞으로 지방 자체로 해결해야 한다는 소식에 당 간부들조차 ‘관리도 못할 사적물은 왜 이리 많이 만들어 놓았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며 “요즘에도 양강도는 중앙의 지시에 따라 백암군과 삼지연군에 김정은의 사적물을 새로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