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외국업체로부터 원자재와 임가공 주문을 받아 봉제작업을 거쳐 완성한 의류들이 북한 장마당에 유출되어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의 대도시 장마당에는 외국업체가 북한에 봉제가공을 의뢰해 생산된 의류가 일부 유출되어 저렴한 값에 거래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지난달 중국을 방문했으나 에볼라 국경통제로 귀국을 미루고 있는 평양 주민 소식통(화교)은 겨울철 긴 잠바 (파카)를 보여주면서 “이 옷은 외국업체가 북한에 임가공을 의뢰해 생산된 것인데 장마당에서 싼 값에 암거래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좋은 원단에 꼼꼼한 바느질이 곁들여져 잘 만들어진 이 겨울파카는 중국의 백화점에서도 출시된 지 얼마 안 되는 옷으로 가격이 1,000위안이 넘는 고급 잠바입니다.
소식통은 “외부업체가 북한에 임가공을 발주할 때 자재도 함께 공급하는데 이때 봉제과정에서 자재의 손실을 감안해 여분의 자재를 넉넉하게 공급해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주문량을 제대로 맞춰 납품하더라도 남는 자재로 만든 상당량의 완제품이 남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남는 여유물량이 장마당 등으로 유출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장마당에 유출된 옷들은 봉제과정 외에는 원가가 거의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눅은 가격으로 팔릴 수 있다는 얘깁니다.
북한에서 의류 임가공 사업을 한 경험이 있는 한 재미교포 사업가도 “북한에 임가공을 의뢰할 때는 중간 손실을 감안해서 원자재 소요량 보다 약 10% 정도 더 공급한다”면서 “그런데도 완제품은 주문량보다 10% 정도 적게 나오는 경우도 많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업가는 “공급해준 자재의 량을 감안하면 주문량의 20% 정도가 임가공 업체의 몫으로 남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면서 “이런 손실을 각오하지 않으면 북한과의 임가공 위탁사업은 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 관측통은 “개성공단이나 외부업체의 임가공 주문으로 생산해낸 의류가 장마당에 유출되어 판매됨으로써 일부 북한주민들이 외국에서 유행하는 의상을 곧바로 따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평양 등 대도시 일부 상류층의 옷차림이 외부세계의 첨단 유행을 따라 하는 것은 외부에서 유입된 영상물의 영향도 있지만 이처럼 유출된 의류의 영향도 적지 않다는 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