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인들 장마당 출입 금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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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5월 초부터 군인들의 장마당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마당에 접근하려다 단속을 당한 군인들은 엄한 처벌을 받게 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장마당에서 군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고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각 지역의 장마당들에 군인의 출입을 막기 위해 인민군 위수경무부(헌병) 병사들이 주요 진입로마다 검문을 실시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7일 “5월 초부터 군당국이 군인들의 장마당 출입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최근 들어 어느 장마당에서나 흔히 보이던 군인들의 모습이 마치 빗자루로 쓸어낸 것처럼 모두 사라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얼마 전까지 청진역에서 군인들의 이동을 단속하던 위수경무부 병사들이 최근엔 모두 장마당들에 진을 치고 있다”며 “청진시 주둔 9군단과 주변 42해상전단, 청진해안경비대 보위부 간부들도 사복 차림으로 장마당 순찰에 나섰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단속된 군인들은 경무부에서 조사를 마친 후 해당 군부대 보위부로 넘겨진다”며 “군보위부에 넘겨진 병사들은 심한 구타를 당하고 최고 4개월까지 부업소대에서 ‘혁명화’ 노동을 하면서 정치사상 학습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장마당은 군 지휘관들에게는 후방물자를 빼돌려 돈을 벌 수 있는 요충지이자 배고픈 병사들에겐 절도나 구걸로 허기를 달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다”며 “장마당에서 팔리는 식량의 대부분은 군 지휘관들이 부대에서 빼돌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19일 또 다른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군인들의 장마당 출입을 금지하라는 지시는 인민보안성의 주민동향 자료를 보고받은 김정은이 당장 대책을 세우도록 명령을 내렸고 이에 따라 인민군총정치국이 전국의 군부대들에 지시를 내렸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4월말 인민보안부가 제출한 주민동향 보고서에는 장마당에서 유통되는 식량과 상품 상당부분이 군부대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제기되었다”며 “실제로 장마당에서 팔리는 식량과 해산물, 군복과 신발은 대개 군 지휘관들이 빼돌린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인민군총정치국은 장마당은 아직 우리(북한) 사회에서 자본주의 요소가 남아 있는 유일한 구역이라고 지적했다”면서 “2013년 7군단 병사들이 집단적으로 한국영화를 보다 발각된 사건도 장마당에서 알판(CD)을 구입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까지 달아 장마당 출입금지 조치의 정당성을 설명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