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북에 지원한 약품 오·남용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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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남한과 국제사회가 인도적 지원의 하나로 북에 전달한 약품이 장마당에 유출되어 비싼 값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핵약이 엉뚱하게도 살까기(다이어트) 약으로 유통 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단체가 북한에 보낸 결핵약이 원래 목적과는 달리 엉뚱하게 오용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을 오가며 보따리 장사를 하고 있는 평양거주 한 화교는 “지인의 부탁으로 중국에서결핵약을 종종 구입해가는데 결핵환자 치료용이 아니라 대부분은 살까기 약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내부에서 결핵약이 살까기 약으로 좋다는 속설이 돌면서 결핵환자도 아닌 사람들이 이 약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 약(결핵약)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피부를 하얗게 변하게 해주는 피부미백 효과도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결핵약이 살까기나 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다는 말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진짜 결핵환자는 공개적으로 결핵약을 찾지 않는다”면서 “조선에서는 자신이 결핵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으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결핵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면 전염의 우려 때문에 사람들이 가까이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면서 “이 같은 이유 때문에 결핵약을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며 구입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결핵약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유엔에서 지원한 결핵 약들은 돈만 있으면 장마당에서 구입할 수 있는데 결핵 환자 치료보다 살까기 용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시절 북한에 의약품을 지원하는 사업을 한 적이 있다는 남한의 한 종교단체 인사는 “외부세계에서 북한에 보내는 의약품 중 북에서 가장 비효율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결핵 약 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인사는 “후진국형 병인 결핵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을 최소한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고 충분한 휴식과 영양섭취가 뒤따라야 한다”면서 “북한의 현실에서 대부분의 결핵환자들은 이런 치료법을 지키지 못하고 있어 결핵약만 지원해보았자 별 소용이 없다” 고 잘라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