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장마당 영세 상인들 환전에 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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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화폐가 수중에 들어오면 즉시 외화로 바꿔 놓는다는 북한 장마당 상인들이 북한 내에서 유통되는 외화 잔돈 부족으로 환전에 애로를 겪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최근 들어 화폐개혁에 놀란 북한주민들은 북한 돈이 한 푼만 수중에 들어와도 일단 외화로 바꿔놓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수입이 많지 않은 영세상인들에겐 필요할 때마다 즉시 외화로 환전하는 게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방문에 나선 함경남도 주민 민 모 씨는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영세상인들은 하루에 많아야 2~3천 원을 버는데 이는 중국 인민폐로 1~2원에 불과해서 환전상들은 잔돈이 없다며 바꿔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적어도 인민폐 10원에 상당하는 금액을 채워야 환전해준다는 얘깁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인민폐가 많이 통용되는 지역은 그래도 괜찮은 편”이라며 “달러가 주로 통용되는 내륙지역에서는 현화 한장(100달러)을 채워오라고 하는 통에 영세 상인들은 환전에 아주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세상인들을 더 어렵게 하는 것은 외화 한 장(10위안 또는 100달러 짜리)을 맞추기 위해 여러 날에 걸쳐 돈을 모으다 보면 그동안 환율이 올라서 돈을 더 모아야 환전할 수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겁니다.

주민소식통은 또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가까운 사람끼리 그날 번 돈을 모두 모아 서로 돌아가면서 한 장을 맞춰주는 방법을 쓰기도 하지만 이 방법도 널뛰기하는 환율과 서로 내놓는 돈의 액수가 달라 상인들끼리 심각한 다툼의 소지가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의주에서 온 한 주민은 “외화 잔돈이 귀하다 보니 최근엔 잔돈을 많이 확보해놓고 장사를 하는 사람도 생겨났다”면서 “예를 들면 100위안을 바꾸려면 140,000원이면 되는데 1위안짜리는 1,500원을 받아 국돈 대 위안의 환율을 높게 잡아 환전해 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북한 내에 외화 잔돈이 귀한 탓에 여러 가지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둥에서 한국상품 전문점을 하는 조선족 김 모 씨는 “100달러 짜리 지폐를 1달러나 5달러 잔돈으로 바꿔달라는 북한 손님들이 많다”며 “외화 잔돈이 귀한 북한 내에서 큰돈(고액권)은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지난가을 업무차 평양에 다녀왔다는 조선족 사업가 이 모씨도 “평양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식대 70달러가 나와 100달러 짜리를 냈는데 거스름돈이 없다면서 버티는 바람에 거스름돈을 포기하고 말았다”고 자기가 겪은 황당한 경험담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평양의 외국인 상점에서 물건을 살 때 거스름돈이 있으면서도 잔돈을 내주지 않으려고 잔돈이 없으니 대신 다른 물건을 가져가라고 강권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