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북한 국가보위부가 중동지역에 검열단을 파견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불순활동을 점검하고 사상교육을 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이들에게 거액의 뇌물까지 바쳐야 하는 노동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도가 높아지면서, 중동지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중동 카타르의 유력 일간지 걸프타임스(Gulf Times)는 지난 달 25일, 북한 당국이 중동 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을 살피기 위해 6명으로 구성된 검열단을 파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기존에도 북한 당국이 검열단을 파견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예전에는 보통 2-3명만 보내던 것이 이번에는 6명으로 늘었다며 그 배경을 주목했습니다.
현재 중동지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는 약 9천 명으로 대부분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북한의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이 매체는 또, 이번 검열단의 방문 목적은 표면적으로는 북한 노동자들의 생활과 활동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혹시 있을지 모를 노동자들의 반국가적 행위를 색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에 현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지난 달부터 중동지역 각국을 다니고 있는 검열단은 예전과 달리 북한 보위부 요원 외에도 노동당 기관원을 비롯해 건설사 지도원 등도 포함됐다고 1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특히 이들 검열단은 북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영상물 소지 및 시청 여부, 한국인 또는 한국인과 관계가 있는 외국인 접촉 여부 등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게다가, 노동자들이 개인적으로 휴대폰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휴대폰을 이용해 북한에서 금지하는 영상물을 보고 있는지도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문제는 이들 검열단을 맞는 중동 현지 노동자들이 지적당하지 않으려면 수천에서 수만 달러의 뇌물을 상납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노동자 임금 수탈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 당국이 중동지역 노동자들로부터 벌어들이는 외화는 1년에 미화 15억에서 23억 달러 정도.
검열대상인 중동지역 해외 북한 노동자들은 “노예처럼 일하면서 번 월급의 70-80%를 북한 당국에 상납해야 하는데 거기다가 검열단에 뇌물까지 줘야하니 죽을 맛”이라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한편, 이번 검열단의 구체적인 검열기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 건설사 사장이나 중동 현지에 파견된 보위부 요원들은 검열단에 제공할 뇌물을 마련하기 위해 노동자들의 임금 수탈은 물론 밀주 제조 및 판매 등의 각종 불법 행위마저 이뤄지고 있는데다 검열단원의 개인 축재 수단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