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에 군량미 지원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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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4월 25일 인민군 창건절을 앞두고 주민들에게 군수품을 지원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 속에서는 이미 바닥을 드러낸 전시예비물자를 채우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인민군창건일을 맞아 주민들에게 인민군 원호물자를 지원하라고 강조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말이 원호물자 지원이지 지원 대상부대를 1대1로 정해 주고 있어 군수품 조달을 주민들에게 떠넘긴다는 불만이 일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1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오는 25일 인민군 창건일을 맞아 중앙에서 전국의 군부대를 물심양면으로 적극 지원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렸다”며 “최근의 긴장한 정세에서 군대가 강해야 국가가 안전하다는 핑계로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각 기관기업소와 인민반에 지원할 군부대를 1대1로 지정해 주었다”면서 “청진시 부령구역 형제리에 내려진 세대 당 원호물자 과제는 식량 1kg”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해마다 4월이면 인민군대 지원 행사가 있었지만 올해처럼 식량과 현금으로 강제 할당된 적은 없었다”며 “식량과 돼지고기 등을 아무리 지원해도 군인들의 굶주림은 전혀 개선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100kg의 돼지고기를 지원해도 실제로 군인들에게 전달된 양은 30kg도 안된다”면서 “군 간부들의 빼돌리기가 너무 심해 원호사업은 군관들의 먹자판, 잔치판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인민군 창건일을 맞아 군부대를 지원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또 내렸다”면서 “작년부터 2호창고(전시예비 식량)가 텅 비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전시예비식량을 채우기 위해 인민들을 쥐어짜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공장 기업소, 학교 외에도 협동농장 세대들에도 인민군 창건절 원호미를 내라고 독촉하고 있다”면서 “협동농장들은 작년 가을 군부대가 밭을 접수해 직접 걷어간 곡식은 어쩌고 또 내놓으라는 것이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현지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지금껏 군부대 원호물자를 식량으로 지정해 거두지는 않았는데 춘궁기인 봄철에 원호미를 거두는 것으로 보아 2호창고가 바닥난 게 틀림없다며 막상 전쟁이 나면 군량미 없이 어떻게 군대를 유지할 것인지 주민들은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