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김정은 가축 사육 지시에 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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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영양실조에 걸린 군인들을 구제하겠다며 전군에 염소 기르기 운동을 실시했지만, 풀판과 사료가 없어 성과가 없다고 합니다.

일부 군인들은 주민들의 가축을 습격해 원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군을 챙기기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군대 내에 영양실조자를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2월 인민군대에 염소와 토끼 기르기 운동을 발기하고, 부대 자체로 영양실조를 퇴치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짐승 기르기 운동이 벌어진 지 2년째 되는 지금, "사료와 풀판이 없어 대부분 부대들의 가축 농사가 망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울려나오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국경지방 군인들과 정기적으로 연락하고 있는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 대표는 "대부분 부대들이 짐승 기르기에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실패했다"는 얘기를 군대들로부터 들었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김용화 대표: 군인들도 지금 토끼 염소 개 등을 기르라고 하는데 기를 수가 없다는 거예요. 짐승들도 먹을 게 없으니깐...

김 대표에 따르면 2011년 2월 '토끼와 염소 기르기 운동을 벌이라'는 총정치국(군대내 노동당) 지시가 떨어진 후 각 부대들은 중대마다 가축 부업조를 조직하고, 염소와 토끼 종자를 얻어오겠다는 군인들에게 휴가도 대거 내주었습니다.

그는 "중대마다 100마리 염소 기르기 운동이 벌어졌다"면서 "처음엔 막사를 짓는다고 떠들썩했지만, 정작 풀이 없어 염소 자체가 '영양실조'에 걸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함경남도 정평군에 주둔한 108훈련소 통신대대의 예를 들면서 "염소 막사가 있는 주변의 산은 전부 벌거벗은 데다, 개인 소토지에 둘러싸여 있어 염소 방목지 풀판이 마땅치 않았다"는 것입니다.

염소를 놓아기를 땅이 없어 부업조 군인들은 쩍하면 인근의 소토지 강냉이 밭에 염소를 풀어놓아 주민들의 원성만 샀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그러자, 북한 주민들은 "아버지(김정일)도 90년대에 아무 타산 없이 염소방목을 하라고 해서 인민들이 강냉이 밭을 갈아엎고 풀씨를 뿌렸다가 실패했는데, 아들(김정은)도 또 우리나라 실정을 모르고 염소 방목 바람을 일쿤다"며 비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는 "토끼도 군관들이 쩍하면 '사업용'이라고 잡아먹어 지금은 종자도 건지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함경북도 9군단 사정을 잘 아는 탈북자 백승철(가명)씨도 "올해는 군대도 농사를 지우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내려와 농사에 투입됐지만 종자와 비료 등 농자재가 부족해 농사까지 망했다"고 말했습니다.

백승철: 강원도 주민들은 이젠 짐승 다 포기하고, 군대들이 너무 사생결단하고 가축 치고 하니까...

일부 군인들은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부대를 탈영해 가축을 약탈하고, 길가는 행인들에게 덤벼드는 등 강도행위가 비일비재하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백승철: 강원도에는 완전히 군인들이 강도로 돌변해 지나가는 주민들을 습격하고 가축 털어 먹고...

그는 "장기적인 물자난에 시달리게 되자, 군관(장교)들 속에서는 '돈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다 하겠다'며 장사꾼들에게 손을 내미는가 하면 군무생활보다는 돈벌이에 더 신경을 쓴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