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역일꾼들 광물자원 거래 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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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대중국 최대 수출품목인 광물자원이 정작 중국에 주재하는 북한 무역일꾼들 사이에서는 거래를 피하고 싶은 기피품목 1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의 대중국 수출품목 중 절대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지하자원이 중국주재 북한 무역일꾼들 사이에서는 가장 거래하기 싫은 품목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 선양의 조선족 기업인 박 모 씨는 “조선 무역대표들이 광업품목을 취급하기 싫어하는 이유는 품질 문제로 인한 중국 수입업자들의 불만제기가 가장 많기 때문”이라면서 “그렇다고 지하자원을 제외하고 달리 중국에 수출할만한 자원도 변변치 않아 그들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본국에서 보내온 광산물의 샘플과 분석표를 가지고 중국의 수입업자와 수출상담을 벌려 어렵게 계약을 성사시켜 놓으면 막상 북한에서 실제로 보내오는 제품의 품질이 엉망이어서 중국의 수입업자가 아예 인수를 거부하는 사태가 빈번하다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본국에서는 원래 계약한 가격으로 대금을 받아내라고 재촉 하지만 중국 대방이 원래 계약대로 값을 쳐 줄 리가 만무하다는 것입니다. 값을 대폭 깎아야만 인수하겠다는 중국대방을 무슨 수로 설득하겠느냐는 얘깁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런 거래에 한번 휘말리면 일을 마무리 지을 때까지 다른 일도 못하고 본국과 중국 대방 사이에 끼어서 몇 달씩 시달려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중국의 또 다른 대북 무역업자 김 모 씨도 “이제는 중국의 광물 수입업자들도 예전과 달리 절대로 선수금을 미리 지급하려 들지 않는다”면서 “이는 과거에 무조건 조선광물을 선점하려는 경쟁의식으로 선수금을 주었다가 돈만 떼이고 손해를 본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제는 북한 측에서 제시하는 샘플과 성분 분석표는 단지 참고만 하고 가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물품이 들어온 후 성분분석을 다시 해서 인수여부와 가격을 정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한다는 겁니다. 과거에는 북한이 중국에 지하자원을 수출하는데 있어 주도권을 북한에서 쥐고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뒤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중국 내 광물자원의 수요가 대폭 줄어든 데다 최근 들어 북한의 에너지 부족과 정광 기술부족으로 수출용 광산물 품질이 떨어져 중국에 주재하고 있는 북한 무역일꾼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는 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