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위관리들, 고리대금업까지 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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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고위관리들 중에는 부정하게 모은 돈을 불리기 위해 하급직원들을 상대로 고리대금업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해도 돈을 불릴만한 마땅한 수단이 없는 북한에서 상당수의 고급 관리들이 자신의 돈을 불리기 위해 부하 직원들을 동원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중국 방문에 나선 평양 주민소식통은 “돈 많은 관리들 중에는 현금을 부하 직원들에게 빌려주고 이자를 챙기는 고리대금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자칫 돈을 빌려주었다가 떼일 염려가 있기 때문에 돈을 떼일 염려가 없는 부하직원들을 상대로 이자놀이를 한다는 것입니다.

고위관리로부터 돈을 빌린 직원도 다시 이 돈을 잘게 쪼개서 또 다른 서민에게 이자를 더 붙여 돈놀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비록 상급자가 반강제로 돈을 빌려주는 것이지만 꼭 싫지만은 않은 형편이라는 겁니다.

이 소식통은 “이 같은 관료들의 이잣돈 놀이는 평양 같은 대 도시는 물론 지방 소도시들에서도 광범위하게 성행하고 있다” 면서 “일차로 빌려주는 돈의 이자는 월 5% 정도지만 아래 단계로 내려가면서 이자율은 점점 크게 불어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부 아첨꾼 직원들 중에는 자청해서 상급자의 보유현금을 불려주는데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도 있다” 면서 “따지고 보면 이 돈을 이용해서 자기도 이익을 보고 상급자에게도 잘 보이는 꿩 먹고 알 먹기 식 아부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평양 주민소식통은 “돈놀이를 하는 사람들 중에는 퇴직관리들도 꽤 많다” 면서 “이들은 현직에 있을 때 모아놓은 돈을 이자놀이를 해서 불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돈놀이를 하려면 떼일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돈을 빌려주는 대상을 매우 꼼꼼하게 따져본다는 얘깁니다.

최근 정착한 탈북자 이모 씨는 “돈을 빌려주는데 떼일 염려가 없고 신용도가 높은 사람 중에는 중국에 친척방문을 자주 가는 사람들과 가족 중 탈북자가 있어 수시로 돈을 송금 받는 사람들이 꼽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서 이잣돈에 대한 이율은 큰 돈 일 경우는 조금 눅지만 맨 아래 단계인 서민들 사이에서 빌려주는 1~2백 달러 정도의 소액일 경우 월 20%에 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에서 거액의 돈놀이를 하는 사람들은 주로 현금 유통을 가장 많이 하는 환전상들과 외화벌이상점 지배인들을 꼽을 수 있다고 주민소식통들은 증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