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쥐떼로 인한 식량손실 막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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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농사 작황도 좋지 않은 북한의 협동농장들이 쥐떼의 습격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가뭄과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은 농민들은 쥐떼의 습격에 망연자실해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연이은 자연피해로 또다시 식량난을 걱정해야 하는 북한 농민들이 이번에는 쥐떼의 습격으로 곤경에 처했습니다. 아직 채 여물지도 않은 강냉이와 콩의 손실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소식통은 “농사작황도 시원치 않은데다 쥐떼까지 달려들어 애를 먹이고 있다”며 “일부 농장에서는 건질 것이 아예 없다고 할 정도로 크게 피해를 본 밭들이 많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함경북도는 강냉이 농사가 기본인데 지난번 태풍으로 강냉이 대들이 많이 넘어져 많은 피해를 보았다”며 “그나마 괜찮은 밭들은 이번엔 쥐떼의 습격으로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해마다 쥐떼가 들끓어 농사에 적지 않은 손실을 보고 있지만 당국도 어찌할 방법을 찾지 못해 손을 놓고 있다며 이렇게 쥐떼가 들끓게 된 원인도 외화벌이를 위해 당국이 산의 나무를 마구 베어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나무가 없어 부엉이 같은 쥐들의 천적 동물들이 서식지를 잃고 떠나가 버린 데다 주민들이 돈벌이를 위해 족제비나 삵, 검은돈과 같이 쥐를 잡아먹는 동물들을 모조리 잡아 그 가죽을 중국에 팔았다는 것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쥐를 잡기 위해 주민들이 사용한 중국산 쥐약이 도리어 쥐의 천적인 고양이들을 모두 죽게 만드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그 후과로 지금은 북한 어디에서나 고양이는 씨가 말라버렸다고 그들은 설명했습니다.

중국산 쥐약을 먹고 죽은 쥐를 개나 고양이가 먹으면 그 자리에서 죽어버리는 2차 피해로 이어지는데 이 같은 부작용이 커지자 북한은 지난 2006년부터 중국산 쥐약의 사용을 엄격히 금지시켰다는 것입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전군중적 운동으로 쥐 잡이를 벌릴 데 대한 최근의 강연에서 쥐로 인한 식량손실이 해마다 40만 톤 이상이라고 밝혔다”며 “UN(국제사회가)에서 쌀만 지원하지 말고 쥐를 잡을 대책부터 마련해 줄 수 없겠느냐?”고 하소연했습니다.

양강도 소식통은 또 “남한은 오히려 집 없는 야생 고양이가 많아 골칫거리”라는 얘기를 듣고 “정말 그렇다면 고양이들을 좀 보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며 “이건 농담이 아니라 진심으로 절박한 문제”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