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말린 버섯 과제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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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자연산 송이, 들쭉 외화벌이에서 큰 이득을 보지 못한 북한이 말린 버섯 수출로 그 손해를 만회하려는 것 같습니다. '농촌지원'으로 바쁜 가을철에 말린 버섯 외화벌이 과제까지 주어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모든 공장기업소, 인민반 부양가족들에게까지 ‘농촌지원’ 총동원령을 내린 북한이 뜬금없이 자연산 말린 버섯 외화벌이 과제를 내려 주민들이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1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중국 인민폐 4원(위안)을 하던 말린 버섯의 값이 인민폐 6원까지 치솟았다”며 “갑자기 외화벌이 과제가 떨어지면서 말린 버섯의 값이 크게 올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최근 국경연선 지역들에서 자연산 말린 버섯 밀수가 활기를 띠고 있었는데 장마당에서 중국인민폐 4원으로 산 말린 버섯 1kg은 중국에 밀수로 넘겨질 경우 인민폐 6원을 받게 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매 가정세대들과 대학생들에게 자연산 말린 버섯 1kg씩의 과제를 내리면서 장마당에서 가격이 크게 올라 말린 버섯의 밀수도 막혀버릴 처지가 되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외화벌이 과제로 바치는 자연산 말린 버섯은 이깔버섯, 참나무버섯, 느타리버섯, 세 가지 종류가운데서 한 가지만 선택할 수 있는데 그 속에 다른 버섯이 섞이면 ‘외화벌이 사업소’들에서 받아주지 않는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올해 6~7월에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송이버섯이 잘 안됐다”며 “외화벌이의 큰 몫을 맡던 들쭉 역시 가격이 오르지 않아 기대했던 것만큼 수익을 못 냈을 것”이라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송이버섯으로 외화를 많이 못 벌었는데 지난해 중국에서 kg당 인민폐 35원까지였던 들쭉은 올해 인민폐 20원까지 값이 내렸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러한 손해를 말린 버섯 수출을 통해 봉창(만회)하려는 것 같다는 게 이 소식통의 판단입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말린 버섯 외화벌이 과제는 양강도와 자강도, 함경북도 주민들에게만 내려졌을 것”이라고 추정하며 “다른 지역들은 8월말까지 가뭄이 계속돼 버섯이 잘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을걷이와 ‘농촌지원’으로 바쁜 가을철에 버섯 과제까지 내린다는 게 말이 되냐?”며 “버섯과제를 못 할 경우 중국인민폐 6원씩 바치라는 건데 이건 대놓고 인민들의 주머니를 털어내는 강도행위”라고 울분을 표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