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제재 이행 빌미로 대북 구호지원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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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유엔과 각국의 대북제재 때문에 북한 수해지역에 대한 구호 및 지원물품 전달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지난 8월 말과 9월 초 북한 함경북도 두만강 인근지역을 휩쓸고 간 태풍 라이언록.

이때 발생한 홍수로 해당지역에는 60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해 넉 달이 지난 지금까지 생활용품 등 각종 구호물품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은 게 없는 북한 수재민들은, 매서운 겨울 추위 속에서 배고픔과 질병을 이기고 살아남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구호단체는, 국제사회의 각종 대북제재가 구호활동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고 털어 놓습니다.

국제구호단체인 아가페(Agape International)는 북한에서의 활동 및 현지사정을 자체 홈페이지에 소개하면서, 수해지역이 바다와 항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접근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으로 가지고 들어간 구호물품들은 트럭으로 비포장 도로를 달려 수많은 산을 넘어야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아가페의 스테판 버크하르트 북한담당관은, 무엇보다 구호물품을 갖고 북한으로 들어가는 첫 관문인 중국이 가장 큰 문제라고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자우편을 통해 밝혔습니다.

버크하르트 담당관은 "공식적으로 유엔 대북제재 등은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을 허용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대북제재 이행을 내세워 외국으로부터 들여온 구호 및 지원물품을 자국을 통해 북한으로 들여가는 것을 막고 있어 지원활동이 상당 부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에서도 중국은 외국에서 반입해 북한으로 갖고 들어가는 것은 안 되지만 자국 내에서 물품을 구입해 북한으로 들여가는 것은 허용하고 있어, 밖으로는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면서 안으로는 자국의 이익을 취하고 있는 모양새라는 관측입니다.

버크하르트 담당관은 또, "이처럼 중국을 통한 구호 및 지원물품 이동이 사실상 어려운데다 북한을 돕는다는 곱지 않은 시선까지 감내해야 한다는 우려 때문에 많은 지원단체와 국가들이 대북지원을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