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개혁’ 관련 유엔 지원 사업 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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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은 유엔 기구들이 벌이는 '개혁'과 관련된 개발 사업에 큰 거부감을 보였다고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 사무소 대표가 밝혔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개발계획의 제롬 소바쥬 전 평양사무소 대표는 25일 한미경제연구소(KEI)와 북한 인권 위원회가 공동으로 연 '북한에서의 근무와 단상' (Working with NK: experiences and perspective)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북한 관료들과 대북 사업의 내용을 논의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소바쥬 전 평양사무소 대표는 자신이 평양에서 앞으로 펼쳐나갈 대북 사업에 대해 북한 관료들과 협상을 하면 북한 측은 항상 '개혁'과 관련된 대북 사업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소바쥬 전 대표는 이어 자신의 유엔 파견지인 중국, 베트남, 즉 윁남에서 이뤄졌던 '경제 개발', '역량 강화' 등과 관련해 이행한 개발 사업들에 대해 이야기하면 북한은 자신들을 변화시키려 한다며 사업 추진을 꺼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대북 사업은 주로 국가가 스스로 발전할 수 있게 하는 '개발' 사업 보다 식량, 의약품 등 무상으로 지원을 제공하는 '인도주의 사업'에 더 치우칠 수 밖에 없었다고 소바쥬 전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유엔 기구들의 대북 사업이 자금 부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소바쥬 전 대표는 세미나 후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회견에서도 "북한에 들어가는 지원에 대한 기부국가들의 우려가 크다"면서 지원의 분배 투명성과 효과에 대한 의문 때문에 북한에 대한 사업 기금이 잘 모이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뱌쥬 대표: (기부국가들이 생각하는) 북한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가 부정적이기 때문에,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한 모금이 원할하지 못합니다.

그는 특히 정치와 인도적 지원이 별개라는 원칙으로 유엔의 대북 사업이 이뤄지지만 이를 기부국가들에게 확실히 설득하기에는 힘든 점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밖에도, 소바쥬 전 대표는 대북 사업에의 어려운 점으로 지원의 분배 감시 (모니터링)와 기반 시설의 열악함을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