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년 들어 북한당국이 전시예비 식량을 풀어 주민들에게 배급을 실시하는데 힘입어 장마당 쌀값이 안정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장마당 쌀값이 중국의 쌀 가격보다 눅은데도 밀무역을 통한 중국산 쌀 유입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최근 북한의 장마당 쌀값은 북한 돈으로 5,000원대에 머물러 중국의 쌀 값과 비교 할 때 비슷하거나 오히려 눅다(저렴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북한의 암달라 시장 환율이 1달라에 7,000원대 후반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의 쌀값이 오히려 북한보다 비싸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럼에도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최근 밀무역을 통해 중국에서 북한으로 유입되는 쌀의 양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품질이 낮은 묵은쌀이 북한으로 들어간다는 주장도 있지만 실제로는 정미소에서 갓 도정한 양질의 쌀이 북한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런 양질의 쌀은 중국에서도 소비자 가격이 킬로그램당 1 달라에 상당하는 6위안 정도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고급 쌀로 이름이 난 흑룡강성 우창미(五常米)의 경우는 킬로그램당 1.5 달라가 훌쩍 넘습니다.
중국의 밀무역 업자가 도매가격으로 쌀을 구입한다 해도 이윤과 북한까지의 운송비 등을 고려하면 계산이 맞질 않습니다. 북한의 밀수입업자 역시 이윤을 붙여 장마당에 쌀을 내다팔기 위한 것이라면 중국 쌀을 계속해서 북한으로 들여가는 이유를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 최근 중국방문길에 나선 평양 주민 이 모 씨는 "그런 의문은 조선의 특수한 사정을 잘 몰라서 갖는 것"이라며 "북한에는 양질의 중국 쌀만을 찾는 특권층 소비자가 따로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특권층들은 쌀에 돌이 많이 섞여있고 부피를 늘리기 위해 벼의 껍질만 벗겨 누런 색을 띠는 북한 쌀을 외면하고 선명한 백색의 중국산 백미를 찾는다는 얘깁니다.
주민소식통은 "질 좋은 중국 쌀은 당연히 장마당 쌀값보다 훨씬 비싸기 마련이고 이런 고급 쌀을 찾는 북한의 특권층들은 쌀 가격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밀수입된 중국 쌀은 조선에서도 판매자와 소비자(특권층) 사이에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단둥의 무역업자 장 모 씨도 "단둥과 북한을 오가는 화물 트럭 운전사들이 사과상자로 위장해서 들여가는 쌀은 한 킬로에 1달라가 넘는 고급 쌀로 북한의 고위 간부들이 주문한 것으로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전시예비물자 2호 창고를 풀어 배급한 쌀을 일부 간부들이 장마당에 내다파는 것이 장마당 쌀 가격을 떨어뜨린 이유중의 하나"라고 보도한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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