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총장 대북 모금부진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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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의 어써린 커즌 사무총장은 대북 식량지원을 위한 모금 부족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커즌 총장은 사흘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한국 방문을 위한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식량계획의 커즌 사무총장이 방북 일정을 마치고 21일 평양을 떠났다고 이 단체의 디억 슈테겐 평양사무소 소장이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슈테겐 소장은 커즌 사무총장이 방북 동안 북한 고위급 인사들과 만나 식량 지원과 관련한 다양한 안건을 논의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 대표의 방북 경과와 북한 당국과의 협의 내용은 커즌 총장이 다음 방문지인 서울에서 오는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커즌 사무총장은 방북 전부터 모금액 부족으로 계획된 지원 규모의 30%에 해당하는 식량만 제공되고 있음을 우려했기 때문에 북한 고위관리와 만나 국제사회 모금 확대를 위한 안건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3년 동안 세계식량계획이 북한에 지원한 식량 규모는 약 1억 7천50만 달러이며 올해도 내년 6월 말까지 2억 달러의 예산으로 어린이와 임산부 등 영양실조 상태인 취약계층 약 240만 명에 영양강화식품을 제공하는 영양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1일 현재 국제사회의 모금은 약 4천800만 달러로 필요 비용 2억 달러의 4분의 1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지원하는 식량이 굶주리는 북한 주민에 정확하게 전달되는지와 관련한 분배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모금이 확대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1990년대 말 평양의 세계식량계획 사무실에 근무했던 에릭 와인가트너 전 세계식량계획 평양주재원은 정확한 감시 체계를 위해서 한국어를 구사하는 요원이 충원돼야 한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에릭 와인가트너: 한국어를 구사하는 감시요원이 전체 감시요원의 4분의 1 정도는 돼야 합니다. 통역을 통하지 않고 세계식량기구 요원이 직접 분배 상황을 확인하면 지원국가나 단체의 분배감시에 대한 신뢰가 높아집니다.

와인가트너 전 주재원은 세계식량계획이 일 년에 평균 280여 회 국제감시요원을 지방의 식량분배 시설기관에 보내 분배 상황을 감시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북한 당국과 사전 협의 후 방문하는 형편이어서 정확한 분배 감시가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세계식량계획과 북한 외무성 산하의 국가조정위원회가 2011년 맺은 협약에 분배감시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아직 시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협약에 따르면 북한에 주재하는 국제요원의 수를 10명에서 60명으로 증원하고 국제요원 다섯 명에 한 명꼴로 한국어를 하는 요원을 배치한다고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세계식량계획은 평양 사무소의 요원 재배치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면서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계획했던 인원 보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