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스콤, 북과 이통사 합병논의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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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서 손전화 사업을 하고 있는 이집트의 통신회사 오라스콤(OTMT)이 이익반출 어려움, 불안정한 환율, 그리고 북한 내부의 경쟁사 등장과 합병 논의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최근 공개한 회계보고서에서 밝혔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라스콤이 지난 13일 공개한 올해 상반기 회계감사 보고서는 올들어 주춤했던 영업이익이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국제사회 금융제재와 환전의 어려움은 여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적인 회계법인 딜로이트가 오라스콤의 재무재표를 분석한 2015년 2/4분기 회계보고서를 보면, 오라스콤이 대주주로 있는 북한 손전화 회사 고려링크의 현금 잔고는 6월 말까지 미화 6억 3천만 달러로 올해 첫 3개월의 5억 3천900만 달러보다 약 17%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집트의 거대 통신회사가 벌어들인 돈은 북한 당국의 규제 때문에 외화로 환전하지 못하고 북한 원화로만 계속 쌓이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개발 강행으로 국제사회가 내린 대북제재에 강력한 금융통제가 포함되어 있어서 송금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술과 정보를 북한으로 보내거나 외부로 가져오기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에 자유로운 외환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오라스콤의 영업에 주요 장애물이라고 지적합니다.

회계보고서의 영업이익은 북한 당국이 공시한 미화 1달러 당 북한 돈 100원의 환율을 적용한 것이지만, 실제 시장 환율인 미화 1달러 당 북한 돈 8천200원을 적용하면 영업 이익의 규모가 98%나 줄어들게 되어 오라스콤으로서는 엄청난 손해를 보게됩니다.

'별'이라는 상호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제2 이동통신사와의 경쟁도 고려링크의 북한 내 손전화 사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오라스콤은 안정적인 영업을 위해 북한당국이 직접 운영하는 제2이동통신사와의 합병 논의를 올해 상반기부터 수개월 동안 진행했지만 합의를 이루지는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08년 12월 북한에서 손전화 사업을 시작한 고려링크는 2009년 말에 10만 명, 2012년 2월에는 100만 명, 그리고 2013년 5월 가입자 수가 2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가입자 수가 빠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오라스콤 측은 이후 가입자 수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 전문 인터넷 웹사이트 노스코리아테크(North Korea Tech)는 지난해 9월 고려링크에 가입한 북한주민 수가 2014년 6월 현재 240만명을 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매체는 오라스콤의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밝히고 가입자 증가추세가 2013년부터 크게 둔화됐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