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북, 제재와 작황부진으로 식량조기경보15개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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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는 북한의 핵개발 강행으로 인한 국제사회 제재와 봄ㆍ가을 작황부진으로 식량사정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긴급 대응이 시급한 위기국가로 지목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지난 주말 공개한 '조기행동보고서'에서 국제사회의 엄격한 경제제재와 거듭되는 농업실적 부진으로 북한의 식량상황이 2017년 마지막 3개월 동안 더 나빠질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 4 월부터 6 월 말까지의 극심한 가뭄이 가을 추수철까지 악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북한 곡물 생산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평안 남북도와 황해남도 그리고 남포시의 곡창지대가 최악의 피해를 입었다고 진단했습니다.

물부족 현상은 봄 작황과 모내기 시기에 집중되면서 올해 북한의 봄작황 실적이 31만 톤에 불과해서 45만 톤이었던 일 년 전과 비교해서 30% 이상 줄었다고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개발과 미사일 시험 강행으로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를 받고 있으며 경제적 압박이 심해지면서 부족한 곡물을 외국으로부터 들여올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민간연구소인 GS&J인스티튜트의 권태진 북한·동북아연구원장도 국제사회 대북제재가 북한의 곡물 수입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권태진: 중국에서 쌀을 주로 수입했지만 6월부터는 옥수수의 분포가 커졌습니다. 북한 내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최근 유엔 제재로 북한 내 시장이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장마당 큰손들 수중에 돈이 없어지니까 상대적으로 값싼 옥수수 쪽 수입비중이 커지는 겁니다.

식량농업기구의 보고서는 유엔 산하 인도주의 업무 조정실(OCHA)을 인용해 북한 인구의 70 %인 약 1 천 800만 명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130 만 명의 어린이를 포함 약1천50 만 명이 영양 실조로 분류된다고 전했습니다.

유엔의 보고서는 북한의 식량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이 가뭄에 잘 견디는 작물의 품종 개발 등 농업 활동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만성적인 물부족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 관개 시설의 조기 복구와 개선에 힘을 쏟고 물 펌프와 기계식 물대기 시설(스프링클러)과 같은 관개 장비를 농민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