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년 동안 국가별 식량 사정을 분석한 미국의 민간 식량연구소는 북한의 식량 사정이 1990년 대 고난의 행군 때보다 현저하게 나아지지 않았다며 세계에서 식량난이 가장 심각한 나라 중 하나로 분류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의 세계식량정책연구소(IFPRI)는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세계 12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3 세계 굶주림 지수(Global Hunger Index)'에서 북한이 '심각한 (serious)' 수준인 18점으로 평가됐다고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세계식량정책연구소의 사라 이맨슈 대변인은 북한은 이 보고서에서 100점 만점에 18점으로 조사 대상 국가 중 27번째로 식량 사정이 나쁜 나라로 평가됐습니다.
사라 이맨슈 대변인: 북한은 18점으로 평가됐습니다. 0은 굶주림이 전혀 없는 상태고 100은 국민 모두 굶주린다는 뜻입니다. 북한의 식량난은 최악의 세 단계 중 첫 단계인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분류됩니다.
북한의 올해 굶주림 지수로 평가된 18점은 고난의 행군이 초기인 1990년의 18.8점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보고서는 식량 걱정이 없는 나라일수록 점수를 낮게 평가했으며 점수가 30점 이상이면 '매우 위험한 (extremely alarming)' 수준, 20점에서 30점 사이를 '위험한 (alarming)' 수준, 그리고 북한과 같은 10점에서 20점 사이의 국가를 '심각한(serious)' 상황으로 분류했습니다.
굶주림 지수는 국민의 영양상태, 저체중 어린이 비율 그리고 5세 이하 사망률 등 세 가지 기준으로 산정됐습니다.
이맨슈 대변인은 북한의 굶주림 지수가 심각한 수준으로 분류된 이유에 대해 잘못된 경제 정책과 경제 규모에 비해 월등히 높은 군사비 지출, 그리고 뒤처진 농업 기술과 정책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세계식량정책연구소가 발표한 '2013굶주림지수' 보고서를 보면 북한은 전체인구의 32%가 영양실조로 1990년에서 92년 사이의 25.4%보다 나빠졌습니다.
하지만 2004년에서 2006년 사이의 36.1%보다는 영양실조 비율이 조금 감소했습니다.
몸무게가 비정상적으로 가벼운 5세 이하의 비율은 전체의 약 19%로 20년 전의 25%보다 6% 포인트 줄었습니다.
굶주림 지수의 마지막 평가 기준인 5세 이하 사망률은 2011년 현재 3.3%로 20년 전인 1990년의 4.5%보다 조금 낮아졌습니다.
1990년 북한보다 식량 사정이 어려웠던 아시아 14개국 중 9개국은 지난 20년 동안 북한보다 식량 사정이 더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를 선택한 베트남(윁남)의 굶주림 지수는 20년 전의 25점에서 7.7점으로 대폭 줄었고 이밖에 몽골,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미얀마, 타지키스탄 등의 나라가 1990년에는 북한보다 굶주림 위험도가 컸지만 현재는 식량 사정이 북한보다 좋아진 것으로 평가됩니다.
한편, 세계식량정책연구소의 '2013 세계 굶주림 지수'는 식량농업기구(FAO)의 설립일인 10월 16일을 기념해 유엔이 정한 '세계식량의 날(World Food Day)'을 맞아 발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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