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식량사정 악화 전망…도·농 영양격차 세계최악

북한 주민들은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땔감, 식량, 김장 등 월동준비에 3중고를 겪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땔감, 식량, 김장 등 월동준비에 3중고를 겪고 있다. (AFP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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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는 북한이 올해 심각한 가뭄으로 지난해보다 식량상황이 나쁠 것으로 전망했고 식량전문가들의 공동 연구보고서는 도시와 시골의 식량수급 격차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식량농업기구를 비롯한 외부세계 식량문제 전문단체들은 올해 북한의 식량사정이 지난해보다 나쁠 것으로 전망합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최근 발표한 '식량안보∙농업 부문 세계 조기 경보-조기 대응 보고서'에서 올해 가뭄으로 이모작 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감소한 데 이어 올가을 추수하는 주요 작물 수확량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구가 지난 9월 공개한 '작황 전망보고서'에도 올해 4월부터 6월 사이 북한에 비가 적게 내려 전체 곡물 생산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평안남북도와 황해남북도, 남포시 지역 농사가 흉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북한 당국에 식량 부족문제 개선을 위해 최소한 45만 8천 톤의 곡물을 수입으로 충당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 식량문제 전문가 120여명이 참여한 '시골지역 굶주림 해소'(Ending Rural Hunger) 사업은 북한 도시 주민과 농촌 주민의 영양상태의 격차가 세계 최악이라고 지적합니다.

지난 16일 유엔 '세계 식량의 날'을 맞아 수정 발표된 보고서를 보면 북한의 도시 주민과 시골 주민의 영양(칼로리) 격차가 최악인 100으로 조사 대상 139개국 중 가장 심각합니다.

아시아 지역 평균인 49보다도 두 배 이상 나쁩니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북한 국경지역을 방문해서 식량사정을 파악한 북한 전문 언론인의 증언에서도 확인됩니다. 아시아프레스 이시마루 지로 대표입니다.

이시마루 지로: 올해는 농사가 대단히 안 좋아요. 특히 농민이 매우 어렵게 삽니다. 봄에 빌린 비료와 농기계 비용을 가을에 갚아야 하는데, 추수한 알곡을 팔아 현금을 만들 수밖에 없잖아요. 결국, 점점 더 농민의 먹을 식량이 없어지는 거죠.

한편 식량농업기구는 가뭄으로 부진한 작황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도 북한의 식량난을 가중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의 돈줄 역할을 하던 석탄과 수산물, 섬유의 수출길이 유엔 대북제재로 막히면서 북한 내부 시장이 크게 위축되었고 식량 가격의 불안정 요소가 되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