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공동보고서 “불법무역 주범은 북한”

0:00 / 0:00
2006년 4월 26일 미 상원에서 열린 북한의 불법활동에 관한 청문회에서 증인들이 제시한 북한이 만든 ‘가짜 말보로 담배'.
2006년 4월 26일 미 상원에서 열린 북한의 불법활동에 관한 청문회에서 증인들이 제시한 북한이 만든 ‘가짜 말보로 담배’.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미국 국무부를 비롯한 안보와 무역 관련 정부 부처가 최근 공동으로 발행한 보고서에서 북한을 가짜 담배 생산과 미국 내 밀반입 등 불법 무역을 자행하는 주요 나라로 지목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 법무부, 국토안보부, 연방수사국이 지난 주 공개한 '국제 불법 담배무역 – 국가 안보의 위협' 보고서를 보면 북한을 위조 미국담배의 주요 생산국으로 지목하며 불법 무역 거래를 막기 위한 국제 사법 당국의 공조를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연루된 2000대 중반의 불법 무역 사건을 소개하며 북한을 미국 상품을 위조한 가짜 담배를 생산하고 중국을 거쳐 미국으로 밀반입한 불법 무역을 수차례 자행한 나라로 지목했습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는 미국 동부의 대서양 연안의 항구 도시에서 가짜 연인의 선상 결혼식에 초대한 59명의 중국 밀수단을 대거 검거한 사건(코드명: 'Smoking Dragon and Royal Charm')을 통해 북한에서 생산된 4천 만 달러 상당의 위조품의 경로를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위조품은 미국 상품을 위조한 가짜 담배와 의약품, 마약 심지어 위조 지폐 등의 불법 상품이 중국을 거쳐 미국으로 흘러 들어온다고 설명했습니다.

연방수사국은 이 작전을 통해 미국과 캐나다, 중국, 대만 등지에서 87명의 사건 연루자를 검거했고 용의자들은 범죄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 법무부는 이 보고서에서 2002년에서 2005년 사이 미국 담배인 말보로를 위조해 만든 북한산 가짜 담배가 적발된 건수가 1천300회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와 비밀경호국은 관련 사건을 수사하면서 위조 말보로 담배 뿐만 아니라 가짜 달러지폐와 가짜 의약품도 북한에서 만들어져 중국을 통해 미국으로 유입한 관련자를 체포했으며 관련자 중 세 명을 위조담배와 돈세탁, 그리고 미국 안보를 위협하려는 음모를 세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산 위조달러 유통사건을 수사했던 전직 미국 연방수사국 요원은 북한이 만든 가짜 100달러 지폐 즉 '수퍼노트'가 여전히 미국 내에서 유통되고 있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밥 해머 전 연방수사관은 2008년 대량의 위조지폐를 미국에 들여온 중국인 범죄조직을 검거한 수사단에 참여했다면서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 달러는 북한에서 제조돼 러시아와 중국의 북한 대사관을 통해 전 세계로 유통된다고 말했습니다.

밥 해머: 당시 검거된 중국인들은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북한 대사관이나 중국 베이징의 북한 대사관에서 수퍼노트를 넘겨받아 미국으로 가져왔다고 진술했습니다.

해머 전 수사관은 북한이 만든 가짜담배나 지폐가 중국의 북한대사관을 통해서 상대적으로 단속과 감식능력이 미흡한 아시아나 남미 국가로 유통된다면서 어느 나라도 북한산 위조 상품의 피해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며 국제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