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북 가뭄, 작황에 부정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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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올해 북한의 가뭄이 봄 작황뿐만 아니라 가을 추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식량계획은 10일 공개한 '동아시아 2014 강우 보고서'에서 북한의 강우량이 평년보다 30%에서 50% 적었다면서 곡물 수확에도 타격을 줬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세계식량계획의 식량 지원과 관련한 수요를 분석하는 전문 부서인 '취약성 분석 및 지도제작'(VAM)국이 작성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보고서는 북한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가뭄 피해가 가장 많이 컸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동아시아 대부분의 나라는 8월 말 이후의 계절성 집중호우로 어느 정도 해갈됐지만, 북한은 가뭄에다 물관리 시설과 기술 부족이라는 열악한 환경 탓에 피해를 줄이기 어려웠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 4월부터 11월 초까지의 동아시아 지역의 위성 사진을 분석해 작성됐습니다.

4월과 7월, 8월의 위성 사진을 보면 평년보다 약 30%에서 50% 비가 적게 왔음을 뜻하는 짙은 갈색으로 북한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평안남도 그리고 황해북도와 황해남도 지역은 올해 봄 평년보다 비가 적게 내려서 보리, 밀, 감자 등 봄철에 수확하는 작물의 피해가 컸다고 세계식량계획은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유엔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봄 작황은 가뭄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약 3만 톤 줄었습니다.

북한의 관영매체는 올해 봄, 가뭄으로 말라드는 황해북도 황주군 일대의 농장들을 소개하며 물이 부족해 논밭은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도랑물은 말라버렸다는 북한 주민의 하소연을 소개하며 가뭄의 심각성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황해북도 황주군 농민: 난 나이가 일흔이 다 되도록 살아오지만, 이런 가물은 처음 봤시요. 비가 한 보름 전에 한 30분 동안 소나기가 오고는 한 번도 안 왔어요

세계식량계획은 가뭄으로 북한의 올해 작황이 부진할 것으로 우려했지만 북한에 농업기술 지원사업을 진행 중인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평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지난 10월 공개한 '식량전망 보고서' (Food Outlook)에서 북한이 올해 190만 톤의 쌀을 생산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쌀과 함께 북한 주민의 주식인 옥수수도 230만 톤으로 지난 해 보다 10만 톤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며 봄 가뭄에도 불구하고 올해 북한의 작황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