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러 기업에 IT 서비스 공급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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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러시아 기업에 첨단 컴퓨터 •정보기술(IT) 분야 전문 서비스 제공을 추진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 동안 주로 건설, 임업 등에 한정됐던 북러 간 경제협력이 첨단 IT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컴퓨터, 정보기술 분야 전문 기술 인력 공급을 추진입니다.

주로 북한의 IT 전문가들이 러시아 기업의 요구에 맞춰 아웃소싱(외부 위탁)을 통해 프로그램이나 소프트웨어, 웹 개발 등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러시아 최대 IT 관련 기업 협의체인 '정보통신•컴퓨터 기술산업 협회(APKIT, 공식 홈페이지)'는 21일 북한의 IT 전문 인력을 활용할 것을 회원사에 제안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제출한 IT 서비스 관련 제안서 일부 (출처: 러시아 정보통신•컴퓨터 기술산업 협회)
북한이 러시아에 제출한 IT 서비스 관련 제안서 일부 (출처: 러시아 정보통신•컴퓨터 기술산업 협회) (출처: 러시아 정보통신•컴퓨터 기술산업 협회)

이 단체는 이날 7, 8월 두 달 동안 북한의 요청으로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과 이 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했다고 공개했습니다.

또 협회가 직접 회원사의 요구에 맞게 필요한 북한 IT 인력을 알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러시아 측의 요청에 따라 제출한, 북한 내 IT 인력과 서비스에 관한 세부 제안서를 공개했습니다.

평양 중구역 해방산동에 위치한 '평양광명정보기술사' 명의의 이 제안서는 웹 개발자, 시스템 분석자, 프로그래머 등 12개 분야별 IT 인력에 관한 상세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제안서에 따르면 북한 IT 인력은 대부분 2~3년 정도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으며 분야별로 총 67명이 러시아 측과 곧바로 작업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중에는 윈도우는 물론 리눅스 소프트웨어와 보안 소프트웨어 개발자, 그리고 PHP5, C, 자바 등 주요 프로그래밍 언어에 능한 기술 개발자가 포함됐습니다.

또 기업 간 거래 (B2B) 실무 경험을 가진 IT 영업 전문가도 눈에 띄었습니다.

제안서는 북한 IT 전문가의 임금이 월 2천 달러 선이라고 밝혔습니다.

대북 투자 자문가인 폴 치아 GPI 컨설턴시 대표는 북한의 IT 전문가들이 기술력이 뛰어나고 임금이 상대적으로 싸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폴 치아 대표: 북한은 이미 정권 차원에서 IT 인력 육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기본 기술력을 갖췄고 유럽과 중국 등에서 최신 기술도 습득해 왔습니다.

국제사회의 엄격한 경제제재에 직면한 북한은 그 동안 중국을 중심으로 정보통신 분야 협력을 모색해왔습니다.

러시아 IT 기업을 상대로 한 북한의 '구애'가 어떤 결실을 거둘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