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시장 기능 확대…주민 의식도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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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내부에서 장마당 등 시장의 기능이 급격히 커지고 있으며 특히 평양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정권이 이를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시장의 확대는 북한 주민들의 머리 속에 개인이 자리잡게 하는 등 의식도 바꾸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배급체제가 무너진 뒤 장마당을 포함한 시장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탈북시인 장진성 씨가 4일 주장했습니다.

장 씨는 이날 미국 워싱턴의 한미경제연구소에서 열린 '북한 사회에서 시장의 기능' 제목의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장진성: 시장이 생기기 전까지는 북한 주민들이 충성 가치만 알고 있었는데 시장에서 적응하는 과정에서 물질가치로 전환됐습니다.

이런 가치관의 변화는 북한 주민들의 의식에도 영향을 끼쳐 이전에는 조직내 연대 속에서 살아갔다면 이제는 시장 편입을 통해 개인 간 연대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겁니다.

장 씨는 특히 특권층 자녀들이 외화벌이를 빌미로 시장에 개입하면서 정경유착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장진성: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원홍의 아들 김철도 외화벌이, 당 조직지도부 군담당 부부장 이용철의 딸, 그리고 최룡해의 아들도 외화벌이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 정권이 배급능력을 복원할 수 있을 때까지 시장을 허용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미 평양을 제외하곤 지방에서는 시장 기능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한편 장 씨는 북한에서 시장이 정권에 대한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며 그 대표적 예가 2009년 화폐개혁 시도 실패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전과 달리 '개인 재산'을 갖고 있던 북한 주민들이 거의 폭동 수준으로 반발하자 이례적으로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