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량미 징수, 황해도서 평안북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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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올해 흉년이 든 것으로 알려진 황해도 지방에 대해 군량미 수매 과제를 대폭 줄여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신 농사가 좀 됐다는 평안북도에 군량미 과제가 부과됐다고 하는데요, 뜻밖에 군량미 과제를 떠안은 농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농업사정에 밝은 한 간부 소식통은 "가뭄으로 농사가 망한 황해남북도 농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북한)국가에서는 군량미 수매 과제를 대폭 낮춰주었다"고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간부는 대표적 곡창지대로 알려진 연백벌과 재령벌이 흉작으로 알곡 생산이 크게 줄어들게 되자, 국가에서는 긴급조치로 이곳 농장에 할당되었던 군량미 수매곡 가운데 약 50%를 줄였고, 그 수매곡을 평안남북도 일대에서 떠넘겼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긴급조치는 황해도 지방 농민들을 구제하고, 군량미와 수도미를 끌어들이는데 차질이 없도록 내각과 군부가 취한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황해남북도 지방은 매해 약 100만톤 가량의 쌀을 생산해 평양시민들의 배급과 군량미로 충당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 왕가뭄으로 농사가 망하게 되자, 농민들은 자기 분배 몫도 챙기지 못한 채 군인들에게 군량미로 전부 수탈당할 위기에 처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한편 농사가 좀 됐다고 하는 평안남북도 일대의 농민들은 추가로 군량미 수매 과제가 떨어지자, 불만을 터놓고 있습니다.

평안북도 지방에서 최근 중국에 방문 온 한 주민도 "일부 농장들에서는 포전 관리제가 실시된 올해에 농민들이 생산한 곡물을 6:4 비율로 계산해 아예 농장 포전에서 직접 나눠준 곳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군대들이 달려들어 분배를 중단하라고 요구해 불만이 팽배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농장 간부들은 북한당국이 정한 6:4의 비율이 잘 지켜지지 않을 것을 미리 타산하고 곡물을 탈곡장에 끌어들이기 전에 미리 농민들에게 식량 분배를 실시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인민군 후방군관들은 평안북도 농장들에 나가 군량미 우선 보장을 요구하면서, 농민들에 대한 식량 분배를 중단하라고 호령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 지방 농장들에서 농장에 할당된 군량미 과제를 다시 매 농가에 강제로 부과시키자, 농민들은 뙈기밭에서 생산한 곡물까지 국가에 바쳐야 할 상황이라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 장마당에서 쌀 1.5kg은 인민폐 5위안. 즉 북한 돈 6천원에 거래되는 등 한 달째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