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남미 교역 8년새 1/10로 ‘뚝’...고립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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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과 중남미 국가 간 교역액이 지난 8년 간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역대급 대북 봉쇄 전략으로 북한이 국제무대에서 점점 더 고립되고 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공개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북한의 중남미 무역'(North Korea's Trade in 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보고서는 "북한과 중남미 국가 간 교역액이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던 2008년 9억8천만달러에서 2016년에는 1억달러로 무려 90% 축소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역대 가장 강력한 수준의 대북 봉쇄 전략이 북한을 국제 무대에서 고립시키는데 주효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북한의 전체 중남미 교역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와의 무역이 2008년을 정점으로 급격하게 감소한 것이 교역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2016년 기준 60억달러에 달하는 북한과 중국의 교역액과 비교했을 때 중남미 국가들과의 교역량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나, 중남미 지역과의 교역 감소로 연간 9억달러에 달하는 북한의 무역적자가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보고서는 북한이 대부분의 국가와 교역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중남미 지역 국가들과의 교역에서는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쿠바 방문과 관련해 노엘 클레이 국무부 대변인은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국무부는 모든 국가들이 북한에 최대한 압박을 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클레이 대변인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대표단을 이끌고 쿠바를 공식 방문한다는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무부는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중단하거나 격하하라고 촉구한 국무부의 입장과 리용호 외무상의 쿠바 방문 행보가 배치되지 않냐고 묻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클레이 대변인은 쿠바 정부에 문의하라며 답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지난 18일 쿠바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리용호 외무상이 20일 쿠바를 방문해 브루노 로드리게스 파릴라 쿠바 외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는 북한의 몇 안 남은 동맹 중 하나로, 이번 방문은 북한, 쿠바 정부와 미국 간의 관계에 긴장감이 생긴 가운데 성사된 것으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또한 리 외무상의 쿠바 방문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 강화로 외교적 고립이 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 이뤄져 주목되고 있습니다.

실제 비영리 단체인 '노스코리아 인 더 월드'(North Korea in the World)가 공개한 북한의 수교 현황에 따르면 북한은 중남미 국가 중 브라질과 쿠바 등 단 2곳만이 평양에 공관을 운영 중에 있습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쿠바, 브라질, 멕시코, 페루, 베네수엘라 5개 국가만이 자국 내 북한의 공관 설치를 허가했습니다.

또 최근 멕시코와 페루가 북한과 외교 수준을 강등하고 현직 북한 외교관을 추방해 북한의 열악한 중남미 외교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