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혜산경제개발구' 계획이 난관에 부딪혔다는 소식입니다. 경제개발구 계획을 재정비하고 적극적인 투자유치에 나섰지만 중국 길림성 백산시와 장백현 당국이 강력하게 견제하고 나섰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양강도 당국이 중앙의 전폭적인지지를 받으며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혜산경제개발구'가 뜻밖의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양강도 특별개발구' 계획을 밝힌데 이어 12월에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이를 대폭 수정한 '혜산경제개발구' 계획을 공식 승인한 바 있습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개성공업지구를 통해 경험을 쌓은 이상원 개성시당 책임비서를 양강도당 책임비서로 새로 임명하고 올해 5월에는 내각 국가합영투자위원회에서 활약한 47살의 이성국 과장을 양강도 인민위원회 위원장으로 파견했습니다.
이런 준비과정을 거쳐 양강도 당국은 올해 6월부터 기존 백두산지구 관광이 중심이었던 '혜산경제개발구' 계획을 백두산 관광기지, 혜산피복위탁생산기지, 양강도특산물 생산기지 계획으로 다시 정리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우선 백두산 관광기지는 혜산비행장을 개건하고 혜산-삼지연 철도를 건설하며 내곡온천과 베개봉스키장, 삼지연 못가와 백두산을 하나의 코스로 연결하는 관광 사업이라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혜산피복위탁생산기지는 혜산방직공장, 혜산편직공장과 혜산 어린이옷공장과 혜산신발공장을 합친 것으로 중국이나 외국에서 원료와 자재를 받아 각종 피복제품들을 위탁생산하는 시설이라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양강도특산물 생산기지의 경우 혜산맥주공장과 둘쭉가공주공장, 혜산제약공장을 결합해 들쭉술과 양강주, 혜산맥주와 같은 주류생산과 황기, 드룹, 룡담초, 오미자와 같은 약초들로 건강식품을 생산하는 목표를 세웠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혜산시와 국경을 마주한 중국 길림성 백산시와 장백현 당국이 '혜산경제개발지구'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면서 상위 행정단위인 길림성 당국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양강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백산시와 장백현이 '혜산경제개발구'를 반대하는 이유는 '혜산경제개발구'가 성공할 경우 백산시와 장백현의 경제가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장백현과 백산시의 반발이 너무도 강해 중국기업인들이 '혜산경제개발구'에 투자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인 투자자들이 나타나지 않으면 '혜산경제개발구'는 도무지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 지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서울지국 문성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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