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지원으로 북 식량 값 폭락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황금평 들판의 모습.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황금평 들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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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제사회의 대북식량지원이 뙈기밭 농사로 살아가는 북한주민들을 궁지로 내몰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식량가격 폭락으로 북한의 주요 강냉이 생산지인 북부 수해지역 주민들이 곤경에 처해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중국에 파견되어 활동하고 있는 북한의 한 무역업자는 "지난달 한국의 한 민간단체가 심양(瀋陽)에서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민족화해협의회 간부들과 만나 수해지역 주민들의 식량지원 문제를 토의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한국의 민간단체들이 만난 사람들은 실제 민족화해협의회 간부들이 아니고 국가안전보위성 산하 해외반탐국 요원들이었다"며 "민족화해협의회는 통일전선부에 이름만 있을 뿐 실체가 없는 조직"이라고 단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한국의 '우리민족서로돕기'와 '우리겨레하나되기'라는 단체가 함경북도 수해지역에 식량을 보내려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단체들의 대북지원은 북한의 식량가격을 하락시켜 수재민들을 더욱 곤경에 몰아넣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한국의 민간단체뿐 아니라 국제사회도 북한의 식량지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북한에 대한 무조건적인 식량지원은 농민들과 뙈기밭 농사에 의지해 살아가는 주민들, 장마당 장사로 끼니를 어어 가는 주민들 모두를 벼랑 끝으로 내몰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5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수해지역의 주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옥수수 농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북부 수해지역 주민들이 어렵게 된 이유는 수해복구 인력이 철수한 후 강냉이 가격이 kg당 내화(북한 돈) 8백 원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수해를 입은 북부지역은 북한의 주요 강냉이 생산지로 이곳 주민들은 강냉이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식량가격이 급락하는 바람에 강냉이를 팔아서는 도저히 다른 생필품을 구입할 수 없게 되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장마당을 활성화시키는 동력도 식량인데 거듭되는 가격하락으로 장마당에서 돈이 회전을 못 한다"며 "무엇보다 하루벌이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가장 위태로워졌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한편 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강냉이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던 한 농민이 '내고향' 솜동복을 사달라고 떼쓰는 14살짜리 딸을 구타해 사망에 이르게 되자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이 지난 4일 무산군 주초리에서 발생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내고향 상표의 솜동복은 장마당에서 최하가격이 중국인민폐 350위안, 내화로 40만원이 넘는다"며 "농민들과 뙈기밭 농사에 의지해 사는 사람들이 동복 한 벌을 사려면 강냉이 5백kg을 팔아야 한다"고 말해 식량가격 폭락이 북한주민들의 삶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고 있는지를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