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외 임가공 ‘섬유산업연합회’가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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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24조치 이후 중국에 대한 북한의 무역의존도가 해마다 높아지는 가운데 북한의 임가공무역 방식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 소식,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의 5.24조치로 남북 간의 임가공무역은 완전히 중단됐지만, 중국의 북한 내 임가공무역이 이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를 위해 '섬유산업연합회'와 같은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중국과의 거래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지난 5월 29일 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가 주최한 학술토론회에서 동방영만 남북경협경제인연합회장이 '5.24조치 이후 북한의 경공업 동향'을 발표하는 가운데 나온 얘깁니다.

북한의 '섬유산업연합회'는 제품 생산 단가를 조정하는 것은 물론, 중국과의 무역서류 대행 및 관리까지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반대로 5.24조치가 발표된 직후 남북교역 업무를 맡았던 민경련은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되고, 은하무역총회사가 만든 '섬유산업연합회'가 해외 임가공무역을 맡게 됐다는 겁니다.

오랫동안 북한에서 의류 임가공무역을 했던 동방영만 회장은 "북한이 5.24조치로 한국과의 임가공 무역이 차단되자 한국 기업의 대북투자 설비를 이용해 중국과 유럽으로부터 생산 주문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동방영만: 북한이 이제 제품 단가를 흥정하고, 서방 국가 제품의 오더 처리방법도 습득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중국 현지 생산 가격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향후 남북경협 시에도 새로운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국이 북한과의 임가공 무역을 할 때 조선족을 평양 현지에 파견해 직접 생산관리도 하고 있다"며 이는 과거와는 다른 방식이라고 동방 회장은 강조했습니다.

동방 회장은 또 "북한 노동자들의 중국 진출도 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노동자들의 가파른 임금 상승으로 중국의 많은 지역에서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최근에는 북한 당국이 중국 인력 파견시 개인 단위로도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동방영만: 2013년 중반까지만 해도 북한 인력들이 단체 소속 없이 개인적으로 나올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2013년 중반 이후부터는 개인적으로도 나오게 됩니다. 이들은 중국에서 월급을 받으면 예를 들어 100달러를 받으면 30% 정도만 중앙에 바치고 나머지는 자기가 갖습니다.

현재 중국 단둥 주변에 진출한 북한 인력은 약 2만 6천 명으로 임금은 중국 노동자의 45% 정도인 250~300달러 정도입니다.

소득증대와 비례해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의 중소기업 입장에서 임금은 낮으나 노동력의 질이 우수한 북한 인력 활용은 매력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방영만: 북한에 인력 통제부서와 중간에 조선족 또는 북한 주재원을 통하여 중국인 식당, 공장, 무역회사에 노동자 및 서비스 인원만 파견하여 대체 외화벌이 복무원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동방 회장은 아울러 "북한 신의주 접경지역인 중국의 단둥시가 북한과의 무역 증대로 경기 특수를 누리고 있다"며 "이로 인해 최근 북한 전문식당도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