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조만간 경제중심 행보 보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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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북한의 동계 군사훈련은 요란해 보이긴 하지만 예년과 비교할 때 축소된 측면이 있다"고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김동엽 교수가 14일 평가했습니다. "이는 오는 5월로 예정된 당대회 준비 때문"이며 "그간 '안보' 중심의 행보를 보여온 김정은 제1비서가 조만간 '경제' 중심의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김 교수는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김동엽 교수를 전화로 만나봤습니다.

박성우: 김동엽 교수님, 안녕하세요.

김동엽: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이제 북한의 동계 군사훈련이 거의 마무리 될 시점인데요. 교수님, 전반적인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북측의 이번 동계훈련에는 어떤 특징이 있었습니까?

김동엽: 이번 동계 훈련은 별다른 특색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특색이면 특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월에 핵실험을 했고 2월에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지만, 이것을 북한의 일상적인 동계 군사훈련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두 가지를 제외하고 김정은의 현지지도에 나타난 것을 보면 동해에서 신형방사포 발사와 스커드로 보이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 그리고 탱크부대 훈련 등이 전부입니다. 김정은의 현지지도만 놓고 보면 예전보다 오히려 일반적인 동계훈련의 횟수나 규모는 줄어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핵과 미사일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과 사상 최대라는 한미 연합훈련만을 놓고 본다면 북한도 군사적으로 맞대응 차원에서 엄청난 대규모 동계훈련을 할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위협적인 말을 앞세우면서 방사포와 미사일 발사처럼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했다는 것이 이번 동계훈련의 특징이라 할수 있겠습니다.

박성우: 좀 더 구체적으로 여쭤보겠습니다. 북측이 지난 9일에는 핵폭발 장치로 추정되는 공 모양의 물체와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했습니다.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김동엽: 북한은 이미 핵의 소형화, 경량화, 미사일 탑재, 실전배치, 미 본토 공격에 대한 이야기들을 예전부터 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보여준 것들에는 새로운 게 없다고 봅니다. 단지 김정은이 직접 핵무기 소형화와 미사일 탑재를 실현했다고 언급했다는 점과 언론매체를 통해 핵폭탄, 핵탄두, 투발수단인 미사일까지 한곳에 모아서 공개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이제까지 따로따로 하나씩 말로만 개발에 성공했다고 해오던 것을 한자리에 모아 사진까지 공개했다는 점에서 대외적으로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인민들에게 경제발전과 핵무력 병진노선을 추진해옴에 있어서 핵무력 개발의 실질적인 성과를 선전하려는 의도가 강하다고 깔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노동신문 등을 통해 많은 사진을 보여주며 상세히 공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외적인 위협 의도와 함께 내부적으로도 중요한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당대회를 앞두고 인민을 '70일 전투'에 매진하라고 다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제재와 압박 등이 뻔히 보이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인한 인민의 불만과 불안감을 차단하고 오히려 핵이 경제와 인민생활을 위한 최적, 최소비용의 안보적 조치임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현재 김정은 체제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 통치전략이자 생존전략인 경제.핵무력 병진로선의 우수성, 필요성, 정당성 등을 내세우고 합리화하고자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민들에게 이제 안보는 걱정말고 당대회를 위해서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을 믿고 '70일 전투'에 매진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 가장 큰 의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성우: 그 다음날인 10일에는 스커드 계열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쐈습니다. 이건 어떻게 해석하셨습니까?

김동엽: 전략군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도 사실 단순히 동계훈련의 일환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핵폭발물과 탄두, 미사일을 공개한 바로 다음 날 발사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말로만이 아닌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전날 사진만 보여준 것이 KN-08 계열이고 이날 발사한 것은 스커드라는 점에서 전날 공개한 것이 아직 실전배치 되지 않은 개발중인 무기라는 점을 오히려 보여준 셈이 됐다고 봅니다. 이런 점에서 이날 발사는 북한이 실제 핵을 탑재한 미사일을 가상해서 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고요. 단지 의미를 부여하자면, 전시 미군 증원 전력이 들어오는 부산, 포항 등 항구도시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위협적인 미사일 훈련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결국, 한국이나 미국이 믿거나 말거나 실제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무력과시 차원도 있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인민들의 불안 해소와 선전 효과를 노린 측면도 크다고 봅니다.

박성우: 앞으로 북한의 군사적 행보는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김동엽: 얼마 전 북한이 동해에서 신형방사포 여섯발을 쏘았고 김정은이 탱크훈련도 참관했습니다. 이를 국제사회 제재나 연합훈련에 대한 맞대응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지금 북한은 동계훈련 막바지에 있고요. 국가급 훈련 평가의 막바지 시기입니다. 게다가 이런 훈련은 매년 반복되죠. 이게 끝나면 특수한 몇몇 부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농사에 투입됩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번 동계훈련이 요란해 보이지만 실제 동계훈련이라는 좁은 틀에서 보면 오히려 예년보다 축소된 듯한 측면이 있는데요. 이는 당대회 준비 때문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올해는 당대회 준비를 위해 동원이 더 많아질 것이고요. 최고 지도자로서 김정은이 안보의 영역을 지금 챙기고 있지만, 이것이 경제 영역으로 넘어갈 시기가 돌아왔다고 봅니다. 당대회를 하는 시점까지 김정은이 계속해서 안보의 영역에서만 현지지도를 하고 안보를 챙길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보고요.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북한이 동계훈련을 끝내고 남한이 연합훈련을 마치는 시기에 군사적 행보에서 경제적 행보로 넘어가는 변곡점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가까운 시점에 경제 중심으로 북한 지도부의 행보가 변화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김동엽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김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김동엽: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