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관광비자로 네팔에 입국해 건설공사에 투입됐던 북한 근로자 54명이 결국 전원 추방됐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네팔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발파작업에 참여했던 북한 근로자 54명이 비자 문제로 결국 전원 추방됐다고 현지 일간지인 ‘안나푸르나포스트(3월1일자)’가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북한 근로자들이 취업비자가 아니라 3개월짜리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지난 1월부터 북부 산간 신두팔촉지역 공사 현장에 투입돼 일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네팔 보안당국은 북한 노동자들이 불법 고용돼 일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간 뒤 조사에 착수했으며 해당 근로자들은 곧바로 공사 현장에서 철수했습니다.
이후 북한의 노동자 해외 파견 전문업체가 네팔 이민당국을 상대로 정식 취업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애썼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공사 현장을 떠나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머물고 있던 북한 근로자들은 결국 네팔을 떠나야 했습니다.
인민군에서 복무할 때 폭발물을 다룬 경험이 있는 화약 전문가들로 알려진 북한 근로자들은 불법으로 취업한 탓에 안전사고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현지 법의 보호를 받는 합법 취업자 신분이 아니다보니 변변한 사전 안전조치 없이 위험한 발파작업 현장에 곧바로 투입된 겁니다.
특히 신두팔촉 지역은 지난해 여름 산사태로 100명이 넘는 실종자가 발생한 재난 취약지여서 사고 위험이 컸던 곳입니다.
한국의 아산정책연구원은 북한이 전세계 16개국에 5만명의 노동자를 파견하고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아산정책연구원: 현재로서는 5만3천여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해외 16개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부족한 외화를 벌어들이는 데 골몰하면서 불법 파견까지 이뤄져 가뜩이나 열악한 환경에 놓인 북한 노동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