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신축아파트 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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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함경북도 당국이 노동당창건 70돌을 기념한다며 청진시에 지은 고층살림집(아파트)들이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최근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노동당창건 70돌을 기념해 북한 함경북도 당국은 김일성, 김정일 동상 앞에 조성된 ‘충성광장’ 양옆으로 12층짜리 고층아파트 15동을 지었습니다. 청진시 남강동에 속하는 이 아파트의 1층에는 편의시설들이 들어서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23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함경북도가 총력을 기울여 지은 이 아파트 살림집들의 가격이 최근 놀라울 만큼 폭락하고 있다”며 “맨 꼭대기 층인 12층은 8천 달러를 받겠다고 해도 거들떠보는 사람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청진시 청암구역 역전동이나 수남구역 추평동의 단층집과 아파트 살림집은 아무리 낡았다고 해도 4만 달러 이상을 부른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또 청진시는 고층아파트라 해도 승강기가 없어 층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그는 전했습니다.

보통 돈 많은 사람들은 독립된 단층집에 살지만 중산층들의 경우 아파트 3층부터 5층을 가장 선호한다며 이는 여름철 파리와 모기의 피해를 덜 볼 수 있고 승강기 없이도 오르내리기에 큰 불편이 없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래도 아파트 7층까지는 거래가 잘 되는 편이라며 그 이상의 층들은 생활이 불편해 거의 팔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올해 남강동에 지은 아파트들은 웬일인지 거래가 전혀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24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남강동에 올해 지은 아파트들은 고층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비정상적인 행위로 거래가 안 되고 있다”며 “고층에 사는 주민들이 아래로 오물들을 마구 버리기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지적했습니다.

함경북도는 올해 새로 지은 아파트들에 한해서만 저녁 6시부터 밤 11시까지 특별히 전기를 주는데 남들보다 전기혜택은 많아도 7층 이상의 살림집들은 수압이 낮아 수돗물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7층 이상의 주민들은 먹을 물도 1층에서 길어 올리고 있다며 물이 없어 위생(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는데다 승강기가 없어 1층까지 내려가기도 힘들어 밤이면 복도 층계에서 볼일을 보는 주민들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아파트들은 여름철에 견디기 어려울 만큼 악취가 진동하기 때문에 새로 지어도 주민들이 기피하고 있다”며 “6층 정도면 적당한데 생활 조건이 안 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 왜 12층짜리 아파트를 지었는지 모르겠다”고 소식통은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