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GO "북, 분배감시 동의…지원 착수"

0:00 / 0:00

MC:

임의 배분에 대한 염려로 최근 미국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이 연기됐지만, 북한 당국이 지원에 대한 분배 감시에 동의하면서 빠른 식량과 의료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북한의 임의배분을 둘러싼 갈등으로 대북 지원을 연기했던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민간단체는 3일 본격적으로 북한 평안북도 평성에 보낼 대북 지원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북한 내 고아를 중심으로 수년째 식량과 의약품 등을 지원해 온 이 민간단체는 지난주 단체 관계자의 방북을 통해 분배 감시에 동의하겠다는 북한 측의 약속과 함께 지원 요청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 민간단체는 이날 오전 북한으로 보낼 컨테이너를 예약했으며 영양쌀과 분유를 비롯해 항생제, 감기약, 비타민 등 의약품 등 20톤가량을 곧 북한의 남포항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이 단체의 대표가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특히 지원한 물품이 남포항을 거쳐 6월 말쯤 평성에 도착하면 민간단체의 관계자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북한 측이 약속했다고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민간단체 대표: (관계자가) 6월 중순이나 말경에 북한에 다시 들어가는 데, 지원 물품을 받아서 현장에서 나눠주는 역할을 해야 하니까요.

이 민간단체는 당초 지난 4월 방북 때 2개 컨테이너 분량의 식량과 의약품 등을 북한에 전달할 계획이었지만 지원한 물품의 정확한 분배에 관한 북한 측의 확답을 얻지 못해 지원을 연기했습니다.

지난주 북한의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민간단체의 관계자는 북한의 식량사정이 매우 심각했으며 지방은 오래전에 식량 배급이 끊겼고 아사자가 발생했음에도 특별한 대책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레나 사벨리 북한 담당 대변인도 북한의 식량 사정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나쁘다면서 긴급사업의 혜택을 받은 북한 주민이 목표의 4분의 1인 150만 명에 그쳤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바 있습니다.

이같이 극심한 식량난 가운데 특히 어린이들의 피해가 더 컸으며 부모 없이 육아원과 애육원 등에 머물고 있는 고아들의 상태는 더 심각하다고 이 단체의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이 민간단체는 북한 측 관계자가 처음에는 정확한 분배를 약속해도 중간에 말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약속을 어기고 임의배분을 하려 한다면 앞으로 대북 지원의 방식을 바꾸는 데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볼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미국의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과 관련해 북한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원한다면 대북지원이 다른 곳에 전용되지 않고 북한 주민에게 갈 수 있도록 엄격한 분배감시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