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는 매년 6월과 11월에 두 번 발표하는 '식량 전망 (Food Outlook)'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의 쌀 생산량이 지난해 110만 톤에서 120만 톤, 옥수수는 140만 톤에서 200만 톤으로 늘어난다고 예측했습니다. 또 쌀과 옥수수 등을 제외한 도정하지 않은 곡물(coarse grain)의 생산량은 지난해 160만 톤보다 60만 톤 늘어난 220만 톤에 달한다고 전망했습니다.
FAO는 또 올해 곡물 수입과 관련해, 북한은 쌀 90만 톤, 옥수수 50만 톤, 도정하지 않은 곡물 50만 톤 등 모두 190만 톤을 수입하리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같은 전망은 지난해 북한의 곡물 총 생산량을 431만 톤으로 집계한 남한의 농촌진흥청의 추정치보다 89만 톤이 증가한 수치여서 눈길을 끕니다. 그러나 이처럼 곡물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돼도 북한은 지난해 곡물 부족량을 메워야 하는 만큼 곡물 수입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게 식량농업기구의 판단입니다.
앞서 식량농업기구는 '곡물 전망과 식량 상황'의 4월호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외부에서 수입해야 할 식량이 178만 6천 톤에 달하지만, 3월 말까지 수입한 식량이 20만 3천 500톤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에 있는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북한 전문가인 마커스 놀랜드 박사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올해 북한의 식량 상황이 좋지 않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설사 지난해처럼 7-8월의 날씨가 좋아도, 비료가 턱없이 부족한 만큼 농작물이 정상적으로 생육하기 어렵고, 남한과 미국의 대규모 식량 지원이 중단된 데다, 경제난으로 부족한 식량을 수입할만한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북한의 식량 사정은 올해 들어 악화하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해 의료와 관련한 지원 활동을 하고 돌아온 미국인은 평양을 제외한 북한의 식량 상황이 1990년대 수백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던 '고난의 행군'과 거의 비슷하다고 5일 주장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미국인은 자신이 북한을 방문한 이래 처음으로 북한 주민들이 자국의 경제가 파탄에 이르고 있다고 인정했다면서, 심지어 이달 중으로 평양에서마저 배급이 중단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 측이 최근 북한에 진출한 남한 기업 2~3곳에 '돈을 줄 테니 쌀 좀 사 달라'라고 부탁한 사실이 5월 초 남한의 통일부 당국자에 의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내겠다는 액수가 국제 쌀 시세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아 실제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