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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번기를 맞아 도시 주민들까지 농촌지원에 동원되고 있지만 정작 북한의 농촌 주민들은 굶주림에 지쳐 협동농장에 제대로 출근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 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모내기철을 맞아 북한당국은 올해도 여느해와 마찬가지로 이달 20일부터 도시 주민들을 농촌 지원에 나서도록 동원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협동농장의 주인격인 농촌거주 농장원들의 출근율이 매우 저조하여 금년도 농사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친척방문차 중국에 온 평안북도 삭주에 살고있다는 김모씨(50대 남)는 “굶주림에 지친 농장원들이 협동농장에 출근을 제대로 하지 않아 옥수수 심기와 벼 모내기가 큰 차질을 빚고있다”면서 “금년 농사도 잘되기는 틀렸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김 씨는 “40~50명의 작업반 인원중 농장에 출근하는 작업반원이 많다는 데가 20명도 못채우는 실정”이라며 “굶주린 농장원들이 산나물 채취에 나서거나 영양실조로 병이 들어 집에 누워있기 때문”이라고 농장원들이 출근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농장에 출근을 안 하면 제재를 가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굶주려서 출근을 못하는데무슨 제재를 가할 수 있겠느냐” 면서도 “공수를 따져서 가을 분배시에 분배 몫을 공제하겠지만 가을이 되어도 농사를 망칠게 뻔한데다 어차피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제재효과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장사차 북한을 자주 드나드는 북한의 화교 진모씨(여.43세)는 “지금 북조선 곳곳에는 꽃 제비가 넘쳐 나고 강도와 절도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데 고난의 행군 때도 이런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면서 “조선사람들이 공화국이 이제는 망조가 들었다며 죽지 못해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고 심각한 상황을 전했습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내부 분위기에 대해 진씨는 “남조선 배가 침몰한 것을 북조선에 대한 모략극이라고 선전하지만 대부분의 농촌 주민들은 또 뭔가가 터졌구나 생각하면서도 별 관심이 없다”고 분위기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툭하면 전쟁 타령하는데 모두가 진저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씨는 이어서 “전쟁 공포분위기를 조성해도 군인들도 제대로 먹지를 못해 빌빌 거리는 판에 무슨 힘으로 전쟁을 할거냐며 차라리 진짜 전쟁이라도 터져서 세상이 뒤집어 졌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