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화폐개혁을 단행한 이후 중국과의 변경무역이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서도 쌀이나 밀가루 같은 곡물 주문이 쇄도하고 있어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과의 변경무역을 하는 중국 상인들은 북한 대방들로부터 상품 주문이 끊겨 최악의 불경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북한 대방들로부터의 상품 주문이 끊긴 가운데서도 쌀이나 밀가루 같은 곡물주문은 급증하고 있다고 중국 변경무역업자들이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중국 단동의 무역업자 송 모씨는 "북한 대방으로부터 쌀과 밀가루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급증하고 있지만 현재는 보낼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곡물수출은 중국정부(상무부)의 허가사항으로서 연초에 곡물 수출업자들의 수출허가 신청을 접수 받아 빨라야 2월 하순경이나 돼야 허가증이 발급되기 때문에 실제 수출은 3월은 돼야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송 씨는 설명했습니다.
중국 단동의 또 다른 상인 왕 모씨는 "중국을 드나드는 화물트럭 운전사들이 다른 물건 속에 쌀과 밀가루 등을 해관 검사 요원들의 눈을 피해 숨겨서 들여가고 있다"고 말하며 "이는 조선의 장마당이 위축되어 식량 유통이 되지 않고 있는 탓"이라고 말했습니다.
왕 씨는 이어 "화폐개혁 직후엔 신의주에서 쌀 1kg이 신화폐로 40원정도에 거래되던 것이 최근엔 200원이 넘었다"며 "값은 고사하고 쌀을 사겠다는 사람만 있고 파는 사람은 없는 상황인지라 자고 나면 쌀값이 오르는 형국"이라며 "이제 쌀 밀수가 급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사업관계로 평양을 자주 방문하는 중국 국적의 한 조선족 인사는 "자신이 작년 10월에 평양을 방문했을 때 남한에서 지원하기로 한 옥수수 1만 톤을 받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얘기를 조선의 한 고위 인사로부터 들었는데, 그 방침을 뒤집고 근 반년이 지난 이제서야 조선 측에서 그 옥수를 받겠다는 소식을 듣고 의아스러웠다"고 말하며 "조선의 식량사정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반증으로 보여진다"고 북한의 최근 식량사정을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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