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중국 정부 당국에 따르면 세계에서 겨울 밀 생산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북경과 허베이, 산시, 허난 등지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100일 넘게 비나 눈이 내리지 않고 있어 겨울밀의 생산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북한의 식량 확보에 악재로 작용해 올해도 북한의 식량난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입니다.
정보라 기자의 보돕니다.
세계 최대 밀 생산국인 중국에서 겨울철 가뭄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중국에 곡물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북한의 식량 사정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입니다.
식량이 부족한 북한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고 있는 밀가루의 주원료인 밀 값이 전세계적으로 연일 상승하면서 북한의 밀 수입과 중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이 잇따라 타격을 받기 때문입니다.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부원장의 설명입니다.
권태진:
보통 밀가루는 시장에서 수제비나 빵, 부친개 등으로 많이 판매되곤 합니다. 중국의 국내 곡물 수급 상황이 좋지 않으면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곡물을 계획대로 수입할 수 없게 되고, 국제사회가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데 있어 밀 가격이 올라가면 지원량에 영향을 미칩니다. 또 중국이 북한에 대해, 정확한 양은 모르지만, 자체 지원을 하는 것도 줄어들 수가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의 ‘2010년 북중 교역 동향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중국에 의존하는 밀가루 수입량은 2009년과 2010년 2년 간 총 15만4천 톤으로 전체 곡물 수입량(51만7천 톤)의 약 30%를 차지합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북한이 중국에서 들여온 밀가루는 전년(4만 톤)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약 11만4천 톤이었습니다.
중국의 가뭄 사태와 관련해 국가통계국은 전국 50개 도시의 주요 농산물 가격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정저우상품거래소(ZCE)에서 거래된 9월 인도분 밀 가격은 지난 14일 기준으로 톤당 3110위안(471달러)까지 올라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국제 밀 선물가격도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5월 인도분 밀 선물가격은 장중 부쉘(약25.4kg) 당 9.1675달러까지 올라 2008년 3월(부쉘 당 10.159센트) 이후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이처럼 밀을 포함한 국제 식량가격이 급등하면 국제사회의 대북지원도 줄어들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는 게 국제구호단체의 지적입니다.
세계식량기구(FAO)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밀과 옥수수, 쌀, 등 주요 식품의 국제 가격지수가 3% 이상 올랐고 이는 1990년대 이래 사상 최고 수준이라며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이 급감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도 세계 식량 위기를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1일부터 지난 1월26일까지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을 통해 모두 6차례에 걸쳐 세계적인 식량 위기 관련 보도를 해 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