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의 화폐개혁으로 촉발된 장마당의 붕괴로 인해 북한주민들이 제3의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울 만큼 심각한 기아상황에 처해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작년도 옥수수 흉작으로 올해 북한의 식량사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상된 일 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북한 식량난은 예상을 뛰어넘어 아사자가 속출할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내 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폐개혁으로 촉발된 북한당국의 장마당 죽이기는 가뜩이나 어려운 식량사정에 유통까지 마비시켜 북한의 취약계층들을 굶주림에 내몰고 있다"고 함흥에 주소를 두고있는 북한 주민 천 모씨(60대, 여)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천 씨는 "화폐개혁 이전엔 어렵기는 해도 돈이 있으면 식량을 구할 수 있었는데 화폐개혁 직후엔 돈이 있어도 식량구입이 어려웠고, 최근엔 쌀이나 강냉이가 더러 나온긴 하는데 부르는 게 값"이라며 "얼마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사람이 굶어죽었다는 소식이 자주 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천 씨는 "죽은 사람들 중 상당수는 굶어 죽은 게 틀림없지만 아무개가 굶어죽었다고 얘기를 했다가는 유언비어를 퍼뜨린 혐의로 잡혀 갈 수 있기 때문에 입 조심을 해야 한다"고 내부 분위기도 전했습니다.
북한출신 화교인 장 모씨도 "최근의 식량난은 90년대 중반의 고난의 행군시절 만큼은 아직 아니지만 2007년도 큰물사태로 식량사정이 어려웠던 때보다도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하며 "산나물이 나오는 봄이 올 때까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버텨내지 못하면 굶어죽을 수밖에 없는 지경"이라고 최근의 급박한 식량사정을 증언했습니다.
신의주에 친척을 두고있는 장씨는 "조선에서는 식량사정이 가장 좋다는 신의주에서도 굶어죽는 사람이 나온다"고 말하며 "신의주가 이러니 내륙 지방의 심각성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장 씨는 또 "최근 조선의 어려움은 '고난의 행군'시절로 불리는 가장 많은 아사자가 발생했던 95~96년도와 협동농장이 조직되던 50년대 중반의 어려움에 이어 제3의 고난의 행군으로 접어들 조짐마저 보인다"고 북한 내 심각한 식량사정을 전했습니다.
북한의 식량사정이 이렇게 급박한데도 중국에서 곡물이 북한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기 어려운 최근의 상황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중국 변경 도시의 상인들은 입을 모아 지적하고 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