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내년에도 심각한 식량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으로 보입니다. 햅쌀이 한창 나오기 시작할 때인데도 어찌된 일인지 최근 들어 중국산 쌀이 대량으로 북한에 흘러들어 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해마다 겪는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난은 내년에도 별로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햇곡식이 나오기 시작한 요즘에도 중국당국의 쌀 반출 금지조치를 피해 눈에 안 띄게 쌀을 포장해 북한으로 들여가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중국 단동의 한 대북소식통은 “북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상점들이 몰려있는 단동 해관 주변에서 10Kg들이 마대 쌀자루를 사과상자에 담아 재포장하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라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북한으로 보내기 위해 반출이 금지된 쌀을 사과 상자로 위장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중국에서 북한으로 쌀이 몰래 대량으로 반출되기 시작하는 것은 예년의 경우, 2월이 지나서야 시작되었는데 금년엔 다른 해보다 훨씬 이른 감이 있다.”라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단동에서 북한과 무역을 하는 북한화교 왕 모 씨는 “조선으로부터의 쌀 주문이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다.”면서 “주문량이 꽤 많은데 비해 매번 외상으로 공급 해줄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어찌 대처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쌀은 현재 중국에서 수출이나 반출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품목이기 때문에 대량으로 북한에 내보내려면 모험을 감수해야 하는 위험한 장사라고 왕 씨는 주장했습니다.
포장을 과일이나 과자상자 등으로 위장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통관을 대리해주는 회사에서도 쌀에 대해서는 거액의 수수료를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수출상품을 검사하는 해관 직원들의 입을 막기 위해서 대행회사도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높은데다 외상거래에 따른 위험부담까지 감수하는 장사라서 별로 남는 게 없다.”고 왕 씨는 강조합니다.
반면에 평양과 중국을 오가며 보따리 장사를 하는 평양거주 화교 강 모 씨는 “요즘엔 북한에서 쌀을 구하는 것이 그리 긴장하지는 않다(어렵지는 않다)”고 말하면서 “요즘 쌀값은 북한이나 중국이 크게 차이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도 중국 쌀이 꾸준히 북한에 반입되는 이유에 대해 일부 돈 많은 장사꾼들이 봄철에 쌀이 품귀해질 것을 예상하고 그때 한몫 보기위해 사재기하는 것”이라고 강 씨는 풀이했습니다.
강 씨는 또 가을 추수가 끝나고 2~3달이 지나면 쌀값이 오르기 시작해서 이듬해 3월부터 5월 사이에 쌀값이 폭등하는 현상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최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선족 사업가 김 모 씨는 “평양에서 신의주로 오는 기차의 차창 너머로 보이는 북한 들녘엔 아직도 알곡털이가 끝나지 않은 볏단이 쌓여있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김 씨는 “가뜩이나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 아직도 가을 알곡 털이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면서 “들쥐나 날짐승(새) 등에 의한 알곡의 손실도 클 것”이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탈곡기가 부족한데에도 원인이 있지만 더 큰 이유는 도로공사를 비롯한 각종 노력동원에 농촌인력을 차출 해가기 때문이라고 김 씨는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