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외공관에 대북지원 유도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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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최근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나가있는 해외공관에 외국인 투자자나 민간지원 단체들과 교섭해 대북지원금을 모금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나선시 홍수 동영상을 공개한 것도 외부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최근 외국에 주재하는 해외공관에 "조국(북한)을 지원할 수 있는 해외 비정부기구나 민간지원단체 인사들과 폭넓게 접촉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유럽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은 "북한이 유럽에 파견된 비정부기구 담당일꾼들에게 대북지원을 할 수 있는 유럽 내 민간단체나 지역사회에서 영향력이 있는 인도주의 단체들과 폭넓게 교섭하여 공화국을 지원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안다"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지시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준전시 상태를 선포했던 21일 이후에 내려진 것으로, 전쟁분위기가 팽팽했던 시기에 걸맞지 않는 지시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때문에 북한 해외공관에서는 "대북지원금을 모금하라고 평양에서 지시를 내린 것을 보면 이번에도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표시나 같다"며 안도했다고 이 교민은 밝혔습니다.

이 교민은 "북한이 대북지원금 모금 지시를 내린 것은 나선시 홍수 피해시기와 비슷하다"며 "북한이 홍수피해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6일 조선중앙통신 웹사이트를 통해 이례적으로 태풍 제15호 '고니'가 휩쓸고 지나간 나선시내 홍수피해 현장을 찍은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2일 4시부터 23일 22시까지 250㎜이상의 많은 비가 내렸다"면서 큰물로 40여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살림집은 1천70여동에 5천240여세대가 파괴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태풍이 할퀴고 지나간 나선시 일대의 무너진 아파트와 유실된 다리, 침수된 농경지 등을 적나라하게 공개한 것은 외부의 지원을 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한국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함경북도 출신의 한 탈북자는 "북한이 나선지방의 홍수피해만 공개했지만, 현재 함경북도 청진시와 온성군 일대의 북부지역에는 태풍이 지나가면서 주민 피해가 막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