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학생을 비롯해 백인, 흑인, 남미계 미국 고등학생 10명이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한 단식 모금을 해서 화젭니다. 학생들이 난생 처음 하루 종일 굶으며 모은 돈은 함경북도 무산의 어린이를 돕는 데 쓰일 예정입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중남부 오클라호마 주 털사(Tulsa)시의 홀랜드 홀 고등학생 10명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지난달 29일 24시간 동안 물 이외의 음식을 먹지 않는 단식에 도전했습니다.
학생들은 털사 시내의 한 대형 서점에서 굶주리는 북한 주민을 돕자는 모금을 했고 이날 하루 동안 3천 300달러를 모았습니다.
북한 어린이 132명에 일 년 동안 점심을 지원할 수 있는 액수입니다.
한인이 많이 살지 않은 미국 중남부의 소도시에서 백인, 흑인, 남미계 학생들이 이름도 생소한 북한의 어린이를 돕기 위해 단식을 하자 지역의 언론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털사 지역 유력 일간지(Tulsa World)는 모금 행사 전부터 이들의 계획을 소개했고, 지역 방송국도 북한을 돕는 고등학생들의 이색 모금 활동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습니다.
한 인터넷 뉴스 매체는 단식 모금 현장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해서 이를 본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행사장을 찾기도 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고등학교 3학년생인 한인 2세 정나리 양이 주도했습니다.
정나리 양은 올해 여름방학 한국에서 탈북 청소년에 영어를 가르치며 굶주리는 북한 주민의 현실을 접한 후 미국으로 돌아와서 본격적으로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고 정 양의 아버지인 정우일 씨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정우일 (정나리 아버지)
: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한 미국 청년모임인 링크를 (나리가 다니는 고등학교에) 초청해서 북한 주민의 현실을 소개하는 행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나리는) 의사가 돼서 북한에서 의료 활동을 하고 싶어 합니다.”
정나리 양을 비롯한 털사 시의 고등학생들이 모금한 돈은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의 민간 대북지원단체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을 통해 북한 주민을 돕는다고 정 씨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로스앤젤레스 지역 대북지원 책임자는 고등학생들이 모금한 돈은 함경북도 무산 지역의 어린이를 돕는 데 쓰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윤실 LA지부 책임자
: “함경북도 무산시에 빵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달 1만 2천 달러로 20톤의 밀가루를 지원합니다. 유치원과 탁아소, 무산시의 인민학교 학생 약7천명에 점심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정나리 양은 굶주리는 북한 주민을 지원하고 북한의 인권 상황을 미국인에 알리기 위해 인터넷 웹 사이트(www.projectnorthkorea.com)를 개설했다면서 인터넷을 통한 대북지원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