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호시무역 실현 가능성 희박”

0:00 / 0:00

앵커 : 지난달 열렸던 제4회 북-중 박람회를 계기로 중국 단둥시에 북-중 호시무역 시장이 개설될 것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현지 소식통들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중국 단둥시 접경지역에서 내년도부터 문을 열 것으로 알려져 외신들의 주목을 받았던 북-중 호시무역시장은 그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연계를 가진 평안북도 공무원 소식통은 “북-중 박람회 당시 이에 대한 얘기를 전해 듣긴 했는데 한마디로 꿈같은 얘기”라며 그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에서 북한 쪽으로 사람이 나와서 장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우리 쪽(북한)에서 매일 같이 사람들이 중국으로 넘어가 장사를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면서 “이는 북-중간에 합의가 이루어진 사항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호시무역이라는 게 서로 간에 물건을 사고 팔아야 하는데 우리가 중국에 가서 팔만한 물건이 마땅치 않은 것도 ‘호시’의 실현 가능성이 낮은 이유 중의 하나”라고 덧붙였습니다.

호시무역이란 압록강변 국경 20킬로미터 안에 사는 북한과 중국 주민들이 하루 8천 위안까지 무관세로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일종의 자유무역 시장을 말합니다. 조선조 말까지 ‘호시’라는 이름으로 중국의 변경지역에서 열렸던 자유무역 시장은 일제강점기 이후 그 명맥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중국 측은 지난 10월 제4회 북-중 박람회를 계기로 단둥 지역의 호시를 부활하기 위해 같은 장소에서 호시를 열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신의주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우리가 평양에만 가려고 해도 통행증을 받아야 하고 시끄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하물며 날마다 국경을 넘어가서 장사를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라면서 “우리 상인들을 그곳에 보내려면 보위부 감시요원의 숫자가 더 많아야 할 것”이라고 비꼬았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무역 소식통은 “현 실정에서는 신의주에서 단둥시 신청취(新城區)에 마련된 호시 무역시장까지 북한상인들을 매일 태워 나르는 교통편 마련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2010년 10월 지린성 투먼(圖們)에서도 북-중 양국 관계자들이 팡파르까지 울리며 호시무역 시장을 개장했지만 단 하루만 시장이 열리고 북한 측 사정이 여의치 않아 문을 닫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투먼(圖們)은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의 남양과 불과 100m 남짓 떨어져 있는데도 상인들의 왕래가 어려웠는데 이보다 거리가 훨씬 먼 단둥과 신의주 간의 호시무역 시장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결국 양국 주민들에게 관세혜택을 주면서 통행증 하나만으로 양국을 오갈 수 있도록 하자는 북-중 호시장 개설은 중국 측이 지속적으로 요구하는데 반해 북한은 계속 외면하고 있는 형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