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최근 북한 국경세관에서 고위 간부들이 소비하는 8호, 9호 제품이 외부로 나가는 것을 막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의 친척을 방문한 함경남도 주민은 “요즘 신의주 국경세관에서 고위 간부들이 쓰는 8호, 9호 제품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주민은 “중국에 사는 친척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북한에서 좋다는 물건을 몇 점 준비했는데, 그게 북한 간부들에게만 공급되는 8호 9호 제품이었다”면서 “그런데 세관에서는 상부의 지시라고 하면서 전부 회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지난해에는 그런 류의 물건을 가지고 나와도 별 문제 없었지만, 지금은 단속 대상이라며, 북한 세관이 제시하는 통관 금지품목 대상이 수시로 변해 갈피를 잡을 수 없다고 불만을 터놓았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신의주 신발공장과 방직공장 안에도 8호직장과 9호 직장이 있는데, 거기서 생산된 고품질의 물건들은 간부들에게 한정적으로 공급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협동농장에도 고위층 간부들에게 줄 곡물을 생산하기 위해 8호 작업반과 9호 작업반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서 쌀과 콩, 조 등 여러 가지 곡물을 정성껏 생산하고 있습니다.
중국 료녕성에 체류하는 북한 화교는 “현재 북한 세관에서 한국과 미국 제품을 엄격히 단속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북한에서 나오는 공산품 식료품 단속은 그다지 심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최근 대북제재가 실시되고 중국에서 일하던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잇달아 탈북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북한 보위부는 십자가가 새겨진 물건이 북한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단속을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이 화교 무역업자는 “최근 보위부에서 국경단속을 강화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은 확실하다”면서 “하지만 북한 물건을 단속하는 행위는 세관의 자체적인 조치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국경세관은 중앙의 지시가 내려오면 권한을 확대해 집행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도 좋은 제품을 회수하기 위한 조치라고 이 업자는 해석했습니다.
그는 “북한 특권층이 쓰는 물건은 일반 제품과 달리 고급이어서 외부사회에서 북한 고위층의 부패를 폭로하는 용도로 사용될 우려가 있어 반출을 막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