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과거와 달리 경제문제와 관련한 주민들의 의사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생계유지를 위해 주민들 스스로 개발한 생산방법과 새로운 경제기술을 국가정책으로 도입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들어 북한이 “예전과는 부쩍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여러 현지 소식통들이 한 목소리로 전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당의 방침이라면서 현실을 무시한 정책을 무조건 내려 먹였는데 지금은 당의 방침이라 해도 주민들의 의사와 현실을 먼저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17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3월 초부터 각 시, 군 ‘문화회관’들에서 ‘창의개발전시회’와 ‘기술혁신전시회’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현실에 맞는 신기술 개발’을 목표로 1등부터 5등까지의 당선자들에겐 많은 선물이 수여되게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창의개발전시회’는 자신들이 사는 고장의 특산물과 자원에 기초해 실생활에 쓸모 있는 새로운 생활필수품 개발이 목적이고, ‘기술혁신전시회’는 기존의 생산 공정을 보다 단순화해 제품의 원가를 낮추기 위한 방법이 목적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번 전시회가 기존의 ‘과학기술 전시회’와 차별화 된 점은 기술혁신과 개발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라며 “우승자들에겐 ‘판식텔레비죤(LCD TV)’과 냉동기(냉장고)를 비롯한 값 비싼 상품들이 준비돼 주민들의 관심도 상당히 높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과거엔 양어장들에서 열대메기와 칠색송어만 기르라고 강요했는데 최근에는 자체의 실정에 맞게 양어사업을 발전시킬 데 대해 중앙에서 많이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정에 맞는 양어사업이 허용되면서 과거 김정일 시대 각 시, 군, 공장, 기업소들마다 열대메기와 칠색송어를 기르기 위해 만들어진 양어장들이 지금은 미꾸라지 양어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미꾸라지 양어는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북한 주민들이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해 스스로 시작한 것인데 이제는 북한 당국도 생산성이 높은 주민들의 양어방법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편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요새 협동농장들마다 ‘톱밥비료’ 생산이 활발하다”며 ‘톱밥비료’는 톱밥에 인분을 섞어 말린 ‘대체비료’로 부식토에 인분을 섞어 만든 ‘흑보산 비료’에 비해 효과도 높고 운반도 쉬워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농업과학원에서 개발한 ‘흑보산 비료’만 고집하며 뙈기밭 농사를 위해 주민들이 스스로 개발한 ‘톱밥비료’는 외면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협동농장들에서 ‘톱밥비료’ 생산을 허용함으로써 북한 당국이 “경제문제와 관련, 객관적 실용주의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