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경제개발구 무산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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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양강도 경제개발구 건설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기업인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경제개발구 건설은 아무런 진전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중 접경지역인 양강도를 대규모 경제개발구로 건설한다던 북한 당국의 구상이 백지화 될 위기에 놓여 있다고 여러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파격적인 특혜를 내걸었음에도 중국인 투자자 유치에 실패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소식통은 “지난해 11월부터 경제개발구 건설을 위한 중국기업인들의 투자설명회를 조직하고 현지답사도 여러 차례 진행했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단 하나의 기업, 단 한명의 투자자도 모집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중국 길림성 백산시, 장백현 당국자들과 기업인들을 초청해 “양강도 경제개발구의 토지세를 비롯해 일체 세금을 면제 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까지 내 걸고 투자설명회를 가졌지만 참가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투자설명회에 나온 중국기업인들이 “괜히 잘 못 투자했다가 이익은커녕 본전도 못 건질 것”이라며 “북조선에 투자하는 돈은 이미 휴지통에 던져버린 돈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한편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지금 라선시에 진출한 중국기업들이 노동자들을 구할 수 없어 공장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며 “당국이 더 많은 돈을 받아내기 위해 일부러 중국기업들에 노동자와 기술자들을 파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강도만 하더라도 지난 2007년부터 중국 완샹그룹이 투자해 혜산청년광산의 생산공정을 완벽하게 갖추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가동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이 혜산청년광산의 생산정상화를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국방산업과 직결된 혜산청년광산을 중국 완샹그룹으로부터 빼앗아 내기 위해 북한이 일부러 생산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또 북한투자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 중국인들이 양강도 경제개발구에 투자할 리 있겠냐고 그는 반문했습니다.

이밖에도 양강도의 한 간부는 “우리(북한)의 핵실험이 중국인들의 투자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쳤다”며 “우리가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양강도 경제개발구는 이미 파탄 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간부소식통은 투자가 불가능한 원인에 대해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우리의 핵보유를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정부의 눈치를 봐야 하는 기업인들이나 개인들이 양강도 경제개발구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